암 가운데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폐암으로부터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필요하다. 폐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하는 것보다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거나 처음부터 폐암 발생을 막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다.
폐암은 정상 기관지상피세포가 암의 전 단계 병변으로 변화한 뒤 암으로 이행한다. 암 발생 단계에서 이를 막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책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폐암 검진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폐암 발생의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검진을 받아야 한다. 검진으로 폐암 사망률을 약 20%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고위험군은 담배를 하루 한 갑씩 30년(하루 두 갑이라면 15년) 넘게 흡연하고 있거나, 지금은 금연 상태지만 아직 15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한다.
자신이 고위험군에 해당하고 55∼74세라면 호흡기 증상이 없어도 지금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적인 CT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현저히 낮아 안전한 검사다. 첫 검사 후에는 1년에 한 번씩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에는 해당하지 않아도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거나 만성 폐쇄성폐질환 또는 폐섬유증 같은 폐질환이 있는 경우나 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폐암 검진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한국은 ‘5대 암 검진 사업’을 통해 검진비용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폐암은 이에 포함되지 않아 개인이 검사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사망률 1위의 암인 폐암이 국가암 검진 사업에서 빠져 있는 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폐암 발생 고위험군에는 폐암 검진 저선량 흉부 CT를 급여로 적용해 개인의 부담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만 담배 세수로 수조 원이 더 걷혔다고 한다. 이런 재원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국가가 폐암 검진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들고, 개인은 적극적으로 금연하며, 의사는 금연 치료 및 폐암의 진단과 치료에 매진한다면 우리의 백세인생에서 폐암 걱정은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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