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자 A16면 ‘8층서 1층 탈출까지 7분20초…골든타임 넘겨’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동에서 실시한 ‘2016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 현장에서 방화 테러가 발생했다는 가상 시나리오에 맞춰 기자가 8층에서 1층까지 대피한 결과 골든타임인 5분 30초를 훌쩍 넘긴 7분 20초 만에 탈출했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사전에 몇 번은 연습을 했을 테고, 대피 동선도 익혔을 것이다. 그런데도 막상 연막탄 연기가 올라오니 모두가 허둥댔으며 불 꺼진 계단을 내려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데 골든타임을 넘긴 것이다. 만약에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어찌되었을까? 일본은 유치원부터 지진을 비롯한 각종 재난 발생 시 대피훈련에 익숙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형식적인 훈련조차 받기 어렵다. 하다못해 고층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대피 장소가 어디인지,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 문구조차 없다. 요즘 영화관이나 음식점에는 화재 발생 시 대피 동선과 비상구가 표시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선 본 적이 없다. 안전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을 해야 할 때다.
이현주 경기 부천시 ▼외국관광객 대상 민박 활성화해야▼
16일자 A6면 ‘공유 민박업’ 관련 기사를 읽었다. 관광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돈을 받고 방을 빌려주면 불법이고,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으로 등록했더라도 내국인에게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면 불법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공유 민박업’을 신설해서 시범지역의 소형 주택에서 연간 최대 120일간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데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되고 있다는 기사다.
지금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오고 있다. 호텔 등의 숙박 시설이 부족해 다른 숙박 장소를 찾고 있다. 숙박할 곳이 모자란다면 더 늘려야 한다. 수요에 맞춰 공급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밀려 내국인들도 숙박에 어려움이 많다. 내수 진작을 한다며 연휴를 늘리기도 했지만 정작 숙박 사정이 불편하면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
일본에선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여기저기 빈집이 생긴다고 한다. 한국도 이런 자원을 활용하면 숙박업을 좀 더 활성화시킬 수 있다. 규제를 풀려면 과감하게 풀어야지 편법을 부추기는 규정을 남겨 놓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또 생긴다.
호텔 예약을 못하고 독일을 방문했을 때 공항에서 민박을 알선해 주는 시스템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숙박일과 조건을 기재해 메모를 제출하면 바로 민박업체를 소개해 주고, 전철을 타고 지도로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줬다. 목적지 역에 내리니 바로 맞은편에 큰 글자로 번지가 나와 있고 할머니가 내 이름을 확인하며 방 하나를 제공했다. 새로 호텔을 짓기보다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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