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재정 상황 악화로 자료 구입 예산은 줄어드는 반면 각종 전자자료 구독료가 치솟으면서 학술논문 구독 중단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1일 학술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426개 대학(일반대, 전문대, 대학원대 등 포함)의 도서, 논문 등 총 자료 구입비는 2012년 2487억 원에서 지난해 2409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학술논문 등 전자자료 구입비는 1341억 원에서 1546억 원으로 15% 올랐다. 특히 전자자료 구입비는 2008년(565억 원)과 비교하면 7년 만에 거의 3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구조개혁, 반값 등록금 정책 등으로 대학의 재정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데 논문 등 전자자료 구독료는 매년 크게 인상되면서 교수와 학생들이 원하는 자료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자료 구독료는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세계 3대 학술출판사인 스프링거는 2015∼2017년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한 컨소시엄과의 구독료 협상에서 매년 24∼25%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다 협상이 결렬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디비피아(DBpia)도 각 대학에 최대 30% 수준의 구독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상당수 대학이 올해부터 일부 학술지의 구독을 중단했다. 대학이 구독을 하지 않는 학술지를 연구자가 자신의 컴퓨터로 보려면 논문을 개별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대체로 국내 논문은 건당 6000원, 해외의 경우 30달러(약 3만5745원)를 지불해야 한다. 또 다른 기관에서 구독하는 학술지는 복사 요청을 할 수 있지만 복사본이 도착할 때까지 며칠의 시간이 필요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논문 한 편을 쓰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십 편의 논문을 봐야 하는데, 상당수 논문을 돈을 내고 사야 하거나 논문을 보기 위해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 환경에서는 연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관계자는 “세계적인 학술출판사와의 자료 구독 관련 협상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일원화해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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