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롯데면세점 압수수색…신영자 수상한 자금흐름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09시 30분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잡고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롯데면세점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 홍만표 변호사(57)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구속한 검찰이 정 대표의 각종 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을 롯데면세점에 보내 사무실에서 회계자료와 거래 계약서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그의 아들이 정 대표 측으로부터 정상거래를 가장해 수억 원대 금품을 받은 정황을 잡았다. 검찰은 롯데면세점 등기임원인 신 이사장에게 정 대표 측으로부터 용역 거래 형태로 10억 원대 자금이 건네진 정황을 수상히 여기고 있다.

검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정 대표 측 브로커 한모 씨(구속기소)는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면세점 내 점포 위치 조정이나 제품 진열 등을 돕고 점포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받는 내용이다.

그런데 돌연 정 대표는 2014년 7월 한 씨 측과 거래를 중단하고 B사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장모 씨가 운영하는 회사로 전해졌다. 장 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자다. 한 씨 측은 2014년 10월 네이처리퍼블릭을 상대로 “일방적 계약 해지로 입은 피해 6억4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지난달 로비 혐의로 구속된 한 씨는 정 대표와 신 이사장 측이 벌인 ‘이면 계약’을 소상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이 끝난 뒤 신 이사장 등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