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의 전쟁: 한국의 현주소]물 하루 10컵 마시면 몸속 미세먼지 쑤∼욱
일반 마스크에는 손수건 덧대도 효과 없어
‘폐암, 천식, 심근경색, 뇌중풍, 당뇨병, 방광암….’
국내외 연구에서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난 질환들이다. 정부가 3일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속 매캐한 공기 속에 시달려야 하는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가습기 살균제는 안 쓰면 그만이지만 미세먼지는 사방을 떠다니기 때문이다. 김신도(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임영욱(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허양임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의 조언을 토대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하늘이 뿌연 날 미세먼지가 더 많은 건가.
A. 입자 지름이 2.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햇빛을 많이 산란시켜 하늘을 뿌옇게 만든다. 그렇다고 맑은 날 미세먼지가 적은 건 아니다. 입자가 상대적으로 커 햇빛을 많이 산란시키지 않아도 폐 깊숙이 침투하는 미세먼지가 많다. 시정(視程)이 10km로 트인 맑은 날에 종종 미세먼지 경보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Q. 미세먼지에 도움 되는 음식은 없나.
A. 물이다. 하루 8∼10컵 정도 마시면 몸속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배즙은 미세먼지를 가래로 내보내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커피는 기관지를 건조하게 만들어 별 도움이 안 된다. 김 미역 등 식이섬유가 많이 든 해조류도 장운동을 촉진해 유해물질을 빼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Q. 고등어를 구울 때는 어떻게 해야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나.
A. 창밖의 미세먼지 농도는 아주 나쁜 날 m³당 200μg 정도다.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 등을 굽거나 청소기를 돌리면 농도가 최대 2000μg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후드를 작동시키고 환기를 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후드는 조리가 끝난 뒤에도 5분가량 틀어 먼지가 빠져나갈 시간을 둬야 한다. 요리나 청소를 끝낸 뒤엔 먼지가 앉아 있을 만한 창틀이나 선반을 물걸레로 닦아주는 게 좋다. 미세먼지가 물 분자와 결합하면 무거워져서 덜 날린다. 또 고등어나 삼겹살을 구울 땐 중불로 타지 않게 구우면 미세먼지의 양을 최대 90%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Q. 공기청정기, 효과 있나.
A. 초미세먼지(PM2.5)를 청정기 필터가 걸러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웬만한 가정용 청정기 필터는 초미세먼지를 90% 이상 걸러낼 수 있다. 하지만 필터가 오래되면 효과가 떨어진다. 화분 등 식물은 습도를 어느 정도 높여주지만 큰 도움이 안 된다. 수목이 우거진 강원도도 미세먼지 농도가 낮지 않다.
Q. 일반 마스크에 휴지나 손수건을 끼우고 다니면 효과가 있을까.
A. 효과가 없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것은 두꺼운 마스크가 아니라 짜임새가 촘촘한 마스크다. 오히려 덧댄 휴지에서 나온 먼지와 유해물질이 더 해로울 수 있다. 포장지에 ‘KF80’(평균 0.6μm 크기의 미세먼지를 80% 이상 차단)이나 ‘KF94’(평균 0.4μm 크기의 미세먼지를 94% 이상 차단)라고 쓰인 황사·미세먼지용 마스크를 한번 사용하면 다시 쓰지 않는 게 좋다. 또 호흡기 질환 환자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의 다음 날까지도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전날 가라앉은 미세먼지가 다시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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