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의 아들 장재영 씨(48)가 소유한 포장지 제작 및 부동산 업체인 ‘유니엘’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매출이 없는데도 매년 10억∼20억여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7년부터 매출이 없는데도 임직원 5, 6명에게 연간 5억∼6억 원대 급여와 3000만 원 안팎의 복리후생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과세 당국은 유니엘을 비롯해 롯데그룹 일가의 ‘오너 3세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업체를 조사선상에 올려놓고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의 면세점 입점 관련 뒷돈 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유니엘이 장 씨에게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설립된 회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유니엘이 매출이 끊어진 2007년 이후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 형태로 운영된 단서를 잡았다. 유니엘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 계열사 상품 포장지 제조 및 제작, 각종 판촉물 인쇄를 도맡아 덩치를 키우다가 ‘재벌 3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계기로 2006년 234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뒤로는 매출이 없다.
검찰은 장 씨가 소유한 면세점 컨설팅 업체 비엔에프(BNF)통상과 유니엘이 장 씨에게 일감을 주면서 장 씨의 이익을 챙기는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이사장 측 관계자는 “일부 다른 주주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장 씨가 BNF통상과 유니엘을 100% 소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유니엘은 2006년 30억 원을 배당한 뒤 2007년 15억, 2008년 21억여 원, 2009년 21억여 원, 2010년 14억여 원, 2011년 10억여 원을 배당했다. 임직원들을 위해 수년에 걸쳐 10억∼17억 원이 장기대여금으로 쓰이는 등 사실상 장 씨의 개인 회사처럼 이용된 흔적도 나온다. 공시에는 교통비와 별도로 차량 유지비가 매년 5000만 원에서 1억 원가량 지출된 것으로 밝혔다. 차량은 BMW를 리스했다.
지난해부터 롯데그룹 관련 업체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를 벌였던 세무 당국은 롯데그룹 주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업체 여러 곳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을 비롯한 사정 당국도 롯데 주변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BNF가 롯데면세점에 입점하는 다른 브랜드와 컨설팅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는지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 이사장 측은 BNF가 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정상적인 컨설팅을 해 주고 적법한 수수료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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