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나포 연평 어민들 많이 참아…정부에 얘기해도 무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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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7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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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 어민들, 5일 불법 조업 중국 어선 2척 직접 나포

연평 어민들, 중국 어선 2척 나포 5일 인천 연평도 북쪽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 우리 어선에 나포된 중국 어선이 연평도 당섬선착장에 정박돼 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연평 어민들, 중국 어선 2척 나포 5일 인천 연평도 북쪽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 우리 어선에 나포된 중국 어선이 연평도 당섬선착장에 정박돼 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지난 5일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우리 측 수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나포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 계장은 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그동안) 어민들이 많이 참았다”면서 “(정부에 이야기해도) 무시 당한다”고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밝혔다.

박 계장은 조업 자제선이 있어 우리 어민들도 조업하지 못하는 해역을 중국 어선들이 ‘밤낮으로 제 집인 냥 헤집고 다니는 게’이 18년 째라면서 “저희 어민들이 많이 참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해라는 것을 중국 어선들이 밥 먹듯이 들어와 가지고, 쌍끌이를 18년 째 계속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실질적으로 국가가 이 지역에 대해서 뭔가를 해줘야 할 부분에 대해서 너무 미지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NLL 선상에 대형 어초를 심어 쌍끌이 어선들이 조업을 못하게 하는 방법을 예로 들며 “옹진군, 인천시, 수협중앙회 등 기관에서 온 분들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희한하게, 남쪽에는 어초 사업을 엄청나게 하면서 정작 대한민국 최고 전방인 우리 NLL 선상에는 그 사업을 안 해줬다”며 정부기관에 의견을 전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중국 어선의 쌍끌이로 자원이 씨가 마르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사람들(중국 어민)이 이것만 하는 것이 아니고 기름도 버린다. 배 위에서 엔진오일 갈고 다 버린다. 그리고 쓰레기도 버린다. 연평도 뒤 쪽에 수초를 만져보면, 굴 양식장 가서 땅을 파 보면 다 기름”이라면서 “이런 것에 대해서 조사를 요구해도 조사도 안 해주고 그러니까 어민들이 얼마나 화가 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해경이 단속을 하는 건 맞는데, (국가 안보 관련해서는 해군하고 같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NLL 선상에서는 제약을 받는다”고 말하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저희 어민들도 상당히 어려움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감수는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께서 연평도를 방문하시든지, 여기서 천안함 폭파 사건, 연평해전 등 그 수많은 것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NLL 해상이라는 것에 대해서, 영주권에 대해서 얼마만큼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법 중국어선으로 피해보고 있는, 앞으로 봐야 할 그 어민들에 대해서 특별법을 만들어가지고 장기적으로, 어민들이 뭔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법 제정이 필요한데 이걸 안 해주셨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계장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이야기를 해 봤자 어디선가 자꾸 막힌다. 한 마디로 무시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리 주민들끼리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뭐 표 몇 개 나오지도 않는 동네에서 너무 큰 걸 요구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며 연평 어민들의 분노를 전했다.

한편 5일 중국 어선 2척 나포 당시, 우리 어선 19척은 해역을 침범한 중국 어선 70여 척을 확인하고 바다 위에서 휴대전화와 무전기로 의견을 나눈 뒤 ‘직접 나포’를 결정했다.

그 당시 상황에 대해 박 계장은 “(우리 어선들이) ‘빨리 나가라’ ‘우리 영해에서 나가라’고 기적을 울리면서 전속으로 추격을 했는데, (중국) 어선 두 척이 그 상황을 인지를 못하고 늦게 대처하다가 우리 어선들에게 나포돼 연평항으로 끌려 들어오는,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직접 어선에 타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해경은 중국 어선 나포가 이뤄진 곳이 우리 어선이 조업이나 항해를 할 수 없는 구역이기 때문에 우리 어선이 진입 금지 구역까지 들어간 것은 관련법을 검토해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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