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중고교는 초임교사 유배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8일 03시 00분


전남 올 신규임용자중 18% 발령… 경력교사 섬 근무비율의 4.6배
관사 2146개동중 32%가 30년 넘어

‘섬 지역 중고교는 초임 교사들의 유배지?’

전남 신안군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는 목포에서 뱃길로 233km 떨어진 국토 최서남단 오지 학교다. 분교 교사 3명 중 2명은 여교사이고 교육 경력은 초임 1명, 경력 1년 차 2명이다. 관사는 25∼30년 전에 지어졌다. 이들이 관사에서 쓸 수 있는 난방유는 1년에 경유 한 드럼에 불과해 개인 돈으로 난방을 하기도 한다. 이들 3명은 낙도 근무 수당으로 한 달 6만 원을 받는다. 한 교사는 “잘하면 한 달에 두 번 집에 가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낙도 학교인 전남 완도군 금일중학교는 전체 교사 14명 중 7명이 초임이다. 한 교사는 “바닷가라 습기가 많아 좁은 관사에 곰팡이가 끼고 벌레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올해 신규 임용된 중등교사 319명 가운데 58명(18.1%)이 섬으로 첫 발령이 났다고 7일 밝혔다. 경력교사 6392명 중 248명(3.9%)이 섬 근무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초임 교사의 낙도 근무가 경력 교사에 비해 14%가량 높다. 초임 중등교사가 섬으로 발령 나면 2∼4년간 근무를 해 유배지라는 말이 나온다.

섬 지역 초등학교와 달리 중고교에 초임 교사가 많이 배치되는 것은 지난해부터 낙도 근무 점수가 4점에서 3점으로 낮아진 데다 좋은 수업 실천연구 가산점수 등이 신설돼 낙도 근무 메리트가 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학교 관사들 가운데 섬 지역 관사가 가장 낡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남지역 관사 2146개동 가운데 30년 이상은 779개(32.2%)였다. 섬 지역인 신안군은 관사 322개 중 30년 이상은 120개(37.2%), 완도군은 272개 중 30년 이상은 104개(38.2%)에 달했다.

한편 경찰청은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섬 지역 치안 실태 조사에 나선다. 경찰관이 상주하지 않는 섬에는 지역 이장 등을 ‘치안 지킴이’로 위촉해 점검키로 했다.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박훈상 기자
#섬마을#전남#초임교사#신규임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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