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느끼는 유해환경 파악하자”
인천경찰청, 치안자료로 활용 계획… 교통시설-공사현장 등 소재 제한없어
“요즘 인천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나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
“어린이들이 느끼는 초등학교 주변의 불안하거나 위험한 환경을 지도에 직접 표현해 보도록 유도해 치안에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이 1일부터 인천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학교 안전지도’ 콘테스트를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콘테스트는 인천 지역 247개 초등학교 주변 반경 500m 이내의 도로와 건물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는 4절지 크기의 배경지도에 초등학생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시설이나 환경을 글과 그림 등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평소 다니는 통학로에 파손된 채 방치된 교통시설이나 통행에 지장을 주는 공사현장을 표기해도 된다. 또 등하굣길에 목격하거나 실제로 경험했던 교통사고가 발생한 장소도 기록할 수 있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안전펜스나 횡단보도, 신호등과 같은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해 달라는 부탁도 가능하다. 학교 주변에서 돈을 빼앗겼거나 가정에서 폭행을 당한 경우도 포함된다. 김철우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불편이나 위험, 부당함 등을 포함해 어떤 내용이든지 제한을 받지 않고 배경지도에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콘테스트는 어린이들이 느끼는 학교 주변의 유해 환경을 파악해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인천에서는 어린이 피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지난해 말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아버지에게 감금돼 2년간 굶주림과 폭행에 시달리다 몸무게가 16kg인 상태에서 탈출한 A 양(12) 사건 등 아동학대 사건이 유독 많았다. 지난해 1∼4월에는 아동 대상 범죄가 11건 발생했으나 올해는 19건으로 늘었다. 또 어린이가 오토바이나 차량에 부딪혀 다친 교통사고는 5월까지 202건이 일어나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44건이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인천경찰청은 22일까지 초등학생들이 그린 안전지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치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도에 나타난 불편이나 위험 요인에 따라 순찰과 교통지도를 강화하거나 유해시설에 대한 합동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초등학교별로 관할 경찰서에 신청하면 학교 전담 경찰관이 찾아가 안전지도 작성 요령을 설명한 뒤 학생들이 그린 안전지도를 회수해 심사한다. 경찰과 인천시, 인천시교육청 관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안전지도로서의 적합도와 완성도, 활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작을 뽑는다. 인천지방경찰청장상(10명)과 인천시장상(5명), 인천시교육감상(5명)과 함께 상품도 준다. 032-455-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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