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서도 50대 女등산객 숨진채 발견

서울 수락산 피살사건 열흘만에 또, 경찰 “목에 상처… 살해됐을 가능성”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이 피살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산행에 나선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경 사패산 예술의전당 등산로 입구에서 800m가량 올라간 8분 능선 바위 위에 정모 씨(55·여)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호암사 뒤로 1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발견 당시 정 씨는 돗자리 위에 운동화를 신은 채 엎드려 있었다. 흰색 반팔 상의는 가슴까지 올려졌고, 하의 레깅스는 엉덩이가 살짝 드러날 정도로 내려져 있었다. 주변에는 거의 비워진 막걸리 1통과 김치 과자 등 먹다 남은 음식물이 있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파악한 결과 정 씨는 7일 낮 12시 30분경 전철 의정부역 부근 마트에서 신용카드로 막걸리와 과자 등을 구입한 뒤 혼자 산에 올랐다. 조사 결과 정 씨의 몸에 특별한 외상이나 타박 흔적은 없었다. 그러나 목에 손톱으로 긁힌 듯한 자국이 있었고 신용카드가 사라졌다. 경찰은 정 씨가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족들은 정 씨가 원한이나 치정, 금전 문제는 물론이고 특별한 지병도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등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의정부=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