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여대생 오빠·남친의 호소 “기적 일어나게 기도해 달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9일 17시 41분


모야모야병 앓던 여대생, 강도 피해 달아나다 의식불명

‘모야모야병’ 여대생.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모야모야병’ 여대생.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희귀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던 여대생 A 양(19)이 흉기로 위협하는 강도에게서 달아나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이 된 사건과 관련해 A 양의 가족과 친구들이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 누리꾼들을 울리고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자신이 A양의 친구와 가족임을 밝힌 누리꾼들의 글이 8일부터 여러 건 올라왔다.

A 양의 친오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누리꾼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제 이쁜 여동생이 지금 중환자실에서 죽음과 싸우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가족과 지인들은 억울하고 믿기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라 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이 좁은 동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아주시길 바라고 제 동생에게 기적이 일어나주길 기도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자신이 A 양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도 “(여자친구가) 저랑 11시55분쯤 통화하던 도중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30~40초 정도 헐떡이다 이따 다시 전화를 준다 하고 끊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걱정이 돼 계속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안 됐다고 말한 뒤 “(이후) 여자친구 어머니와 통화가 되어 여쭤봤더니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더라. 중환자실에서 기계에 의존해 숨을 쉬는데, 그걸 보니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며 A양이 깨어나도록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A 양의 친구라고 밝힌 이 역시 “사건 당일, 친구가 벌벌 떨면서 저에게 전화를 했다.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고 쓰고 “아직 20살 어린 나이에 해본 것도 많이 없는 제 친구가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의식도 없이 누워있다”는 말로 슬픔을 전했다.

그러면서 “많이 알려져야 처벌이 엄중해질거라 믿고 알리는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 양은 지난 5일 돈을 빼앗으려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강도를 뿌리치고 도망쳤으나 이후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뇌졸중이 발생해 중태에 빠졌다.

현재 경기의정부경찰서는 강도치상 혐의로 피의자 B씨(30)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했으나 자신이 위협한 여대생이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인 9일 오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정말 잘못하고 죄송하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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