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 응용한 ‘니호늄’ 명명… 400兆 차례 실험 실패끝 성공
주기율표에 아시아 첫 등재
일본 연구자들이 새로 발견한 113번 원소의 이름이 일본의 자국어 발음 ‘니혼’을 변형한 ‘니호늄(nihonium·원소기호 Nh)’으로 결정되자 일본 열도가 흥분에 휩싸였다.
일본 언론은 8일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이 113번 원소 이름을 ‘니호늄’으로 발표한 소식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원소 이름을 짓게 된 쾌거’라며 9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원소 합성을 주도한 공로로 이름을 제안한 모리타 고스케(森田浩介) 일본 규슈대 교수 겸 이화학연구소 그룹장은 “응원해 주신 일본인 여러분을 생각하며 이름을 지었다. 인류의 지식재산인 주기율표에 일본이 발견한 원소가 실리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원소 이름에 국가명이 들어간 경우는 게르마늄(독일) 폴로늄(폴란드) 프랑슘(프랑스) 아메리슘(미국)이 있다.
일본 과학계가 노벨상 수상에 버금간다고 평가하는 이번 성과를 얻기 위해 모리타 교수팀은 2003년부터 9년간 충돌 실험을 400조 회 넘게 했다. 특수가속기에서 아연(Zn)의 원자핵을 광속의 10분의 1까지 가속한 뒤 비스무트(Bi)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되풀이했다. 2004, 2005년 한 차례씩 합성에 성공했지만 매우 짧은 순간 존재한 뒤 사라져 실체를 입증하기 쉽지 않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에는 ‘대량의 전기를 쓰는 실험을 꼭 계속해야 하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험을 이어갔고 2012년 세 번째 합성에 성공한 뒤 새 원소의 발견을 선언했다. IUPAC는 지난해 말 이 원소를 공식 확인한 데 이어 원소 이름을 ‘니호늄’으로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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