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신동빈 롯데회장 자택과 집무실 등 전격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8시 13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호텔롯데 대표이사) 일가가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10일 대대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제2롯데월드 사업 및 각종 면세점 사업권 수주 등 이명박(MB) 정부는 물론이고 역대 정부에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은 롯데그룹이 검찰의 본격적 사정(司正) 대상에 오르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 호텔롯데, 비자금 조성 혐의로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10일 오전 8시경 검사와 수사관 100여 명을 투입해 호텔롯데 임직원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단서를 발견하고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호텔롯데 본사의 신 회장 집무실과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핵심 임원의 자택 여러 곳이 포함됐다.

검찰은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 격인 이모 롯데쇼핑 정책본부 본부장(69) 등 호텔롯데 핵심 임원들은 출국금지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호텔 관련 계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호텔롯데 임직원들이 매출을 장부에서 누락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올해 초부터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영상 비리 전반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제2 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군 및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항공기 이착륙 위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는 등 지나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검찰은 롯데가 항공기 부품 정비업체 B사와 수십억 원대 용역 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 과정 전반을 점검 중이다. B사에는 당시 공군 최고위층과 동기인 공군 중장 출신 장성이 근무해왔다.

○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국부(國富) 유출’로 연결

검찰은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 3세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전반적 실태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텔롯데를 통해 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수익 대부분이 일본으로 흘러가는 현 지배구조를 ‘국부(國富) 유출’로 판단할 정도로 사안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일본 기업’으로 낙인찍힌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호텔롯데는 한국롯데의 지주 회사격이지만, 정작 지분 99%가 일본롯데의 지주 회사가 갖고 있는 구조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형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빚던 지난해 8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해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을 60% 수준으로 낮춰 일본과의 지배 구조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상장이 되더라도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국부 유출은 계속된다고 보고 대대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신나리·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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