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틀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답니다. 비틀스의 열혈 팬인 저로서는 정말 기쁩니다. 오늘 소개하는 ‘엘리너 리그비’는 폴 매카트니 형님께서 만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노래입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조지 마틴이 톡톡 튀는 스타카토 문향을 넣어서 멋진 대위법의 옷을 입혀준 노래죠.
매카트니 형님은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그 누구도 구원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이 수많은 외로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냐고요. 형님께서 물어보신다면 대답해 드려야죠. 제가 아는 바로는, 외로운 사람들은 집에서 옵니다. 그들의 외로움은 대부분의 경우 집에 계신 부모님, 혹은 일차적 양육자의 영향에서 비롯되죠. 맞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늘 부모님을 탓하는 배은망덕한 자들입니다. 또한 모든 현상에는 원인과 규칙이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증 환자들입니다.
외로움은 부정적인 자아상에서 비롯됩니다. 자아상은 유전적인 기질과 성장하며 얻게 되는 경험, 특히 유년기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고, 유년기의 지배자는 부모, 특히 어머니입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평가와 언행이 아이의 머릿속으로 들어와서, ‘내가 어떤 사람이구나’ 하는 믿음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강아지 플루토를 기억하시나요? 플루토가 고민할 때 머리 위 한쪽에는 천사가, 다른 한쪽에는 악마가 나와서 서로 플루토를 자기 쪽으로 설득합니다. 천사는 “나는 할 수 있어. 너는 좋은 아이야!”라고 속삭이고, 악마는 “포기해! 너는 못해. 너는 나쁜 아이야!”라고 꾸짖죠. 당연히 부모가 악마의 역할을 할수록 아이의 자아상은 부정적이 됩니다. 그 아이는 자라서 외로운 어른이 되죠.
자기가 잘못하고 있다고, 사랑받고 인정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믿는 사람은, 그런 자신의 못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자신의 실체를 숨기게 되죠. 나의 진심을 타인과 나눌 수 없게 되고, 그래서 외로워집니다. 또한 잘못 살고 있다고 믿고, 그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우울해집니다. 학습된 무력감이죠.
타인과 연결되어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감정의 공유는 긍정적 감정의 가장 강력한 유발인자입니다. 그런데 외로운 사람들은 그 긍정적 감정을 제대로 경험할 수 없으니, 더욱더 우울해집니다.
존재의 가치와 의미는 그 존재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자에 의해 결정됩니다. 플루토의 악마처럼 부정적인 평가자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산다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도, 행복할 수도 없습니다. 자신을 평가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살지 말고, 자신이 평가자, 심사위원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부정적인 자아상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야죠. 자아상은 대상을 통해 형성되기에,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온정적인 대상을 찾아야 합니다.
이제 어른인 나를 긍정적으로 봐줄 사람들은,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 대해준 사람입니다. 결국 나의 배우자, 자녀, 친구들이죠. 매카트니 형님이 물어보시죠. 이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에 속하냐고요. 제가 아는 바로는, 그들은 집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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