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독과점을 해왔던 전력과 가스 분야를 대거 민간에 개방한다.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대한석탄공사가 올 하반기(7~12월)부터 생산량과 인력을 줄이고 신규채용을 중단한다. 2017년 상반기(1~6월)부터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5사와 한전 KDN,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8개 에너지 공공기관의 상장이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공공기관 기능조정은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4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에너지 분야에선 기초전력연구원을 폐지해 한국전력공사의 전력연구원으로 통합한다.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을 정리하고 핵심업무 위주로 재편한다. 이에 따라 석탄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단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석탄공사는 연차별 감산계획을 세워 시행하는 한편, 석탄 및 연탄 수요 관리를 위해 가격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기로 했다.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광물비축 및 광업지원 기능은 중기적으로 유관기관과 통합을 검토하기로 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기능조정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은 이달 중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판매(소매) 분야는 규제를 완화하고 단계적 민간개방을 통해 경쟁체제를 도입한다.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가스 도입·도매분야는 민간직수입제도 활성화를 통해 시장 경쟁구도를 조성한 후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한다. 또 국내 원전사업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수출 기능을 강화하고,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를 한전에서 한수원으로 이관한다.
환경 분야에선 낙동강생물자원관, 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 4개 기관을 통합해 ‘생물다양성관리원’(가칭)을 신설한다. 국립생물자원관, 국립환경과학원 등 환경부 소속기관의 유사업무도 통합기관으로 이관해 생물조사·연구기능을 일원화한다. 상하수도협회와 환경공단으로 이원화돼 있는 상하수도 통계작성 기능을 한국환경공단으로 일원화한다. 민간과 경합하는 환경 분야에서 공공기관이 대거 철수한다. 환경공단은 2017년부터 재활용 시설설치, 슬레이트 처리, 소규모 하수도 기술진단 분야에서 철수한다. 지방자치단체 환경시설 운영업무도 위탁기간이 만료되는 대로 철수한다.
교육 분야에선 교육학술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연구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해외전자정보 공동구매 기능을 과학기술정보연구원으로 일원화한다. 사학진흥재단과 교육개발원이 각각 운영 중인 대학재정정보시스템을 사학진흥재단으로 일원화해 통합 운영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고전 번역기능은 고전번역원으로 이관한다.
정부는 이번 기능조정을 통해 5개 기관이 통폐합되고 2개 기관이 단계적으로 구조조정 되며 29개 기관의 업무와 기능이 조정된다고 밝혔다. 기능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력조정 소요는 전환배치, 고용승계 등을 통해 인위적 인력 감축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기능조정 방안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재무건전성 제고 △시장경제 활성화 △공공서비스 품질 제고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 부총리는 “주무부처가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7월까지 마련해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기재부는 정기적으로 추진실적 점검회의를 개최해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애로요인도 해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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