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교 인근에서 속옷 차림으로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남성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학생들이 불안감에 떨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피해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오후 ‘경성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연동 부경대 정문 쪽 학우분들 밤에 칼 들고 돌아다니는 남성 조심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남성은 한밤중에 속옷만 입은 채 칼을 들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재학생들과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대체 무슨 일이냐, 무서워서 살겠나” “다들 밤길 조심해라”며 우려했다. 특히 최근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일어난 것과 관련지어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글은 게시 하루만에 페이스북상에서 4500여 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사진 속 남성은 흉기에 부상을 입고 도망가는 피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부산경찰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부경대 경성대 근처 칼 들고 돌아다니는 남성이라며 SNS상 이슈가 된 해당 사진은 13일 12시 경, 사진 속 남성은 피해자로서, 집 내부에서 다툼이 있던 또 다른 남성에 대응하다가 칼을 빼앗아 뛰쳐나왔던 상황으로 본인 및 경찰관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12시 20분 경 진범을 검거하여 이미 종료된 사안임을 밝혀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1시 30분께 부산 남구의 한 빌라에 살던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B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렀다.
A 씨는 B 씨의 집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고, B 씨는 어깨와 팔에 부상을 입은 채 A 씨의 흉기를 빼앗아 집 밖으로 도망쳤다. 이 과정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든 B 씨를 보고 오해를 하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
B 씨는 이후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후 경찰은 부산경찰 페이스북 계정 댓글을 통해 “특히 주변 학생분들이 다수 신고를 해주신 점도 신속한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