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기남부 법무타운과 연계… 의왕 이전 계획, 주민 반발에 무산
법무부 “현 부지 재건축” 입장에 안양 주민들은 대규모 반대 집회
이달 9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는 안양 시민 4000여 명이 모여 대규모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안양교도소 이전이 아닌 재건축을 추진하는 법무부는 각성하라. 법무부 장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3만여 명이 서명한 경기남부 법무타운 조성 촉구 및 안양교도소 재건축을 반대하는 서명부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이날 법무부 앞 시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4번째 열린 집회였다.
경기 중부권의 해묵은 현안인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로 안양, 의왕지역이 바람 잘 날이 없다.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교정시설 재배치 및 국유재산 효율화 계획의 일환으로 경기남부 법무타운 조성안이 제시됐지만 한바탕 혼란만 벌어지고 1년이 지났으나 진척이 없다.
당시 기재부는 안양교도소(청소년분류심사원 포함·38만9000㎡)와 의왕에 위치한 서울구치소(43만5000㎡), 서울소년원(8만2000㎡)을 의왕시 왕곡동 법무타운(94만2000㎡)으로 이전하는 범정부 차원의 방안을 내놓았다. 법무타운 옆에는 정보기술(IT)벤처타운, 이주단지, 교정공무원 주택, 교육기관 등이 들어서는 왕곡복합타운(78만3000㎡)을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그 대신 의왕예비군훈련장(30만2000㎡)은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 군부대 내로 이전하기로 했다.
기재부와 법무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안양시 의왕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5차례 만나 의견을 조율했던 내용으로, 16조 원의 투자와 5만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해기관들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직전 내부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이전 대상지인 왕곡동 일대 주민들이 의왕시장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공청회를 막으며 들고일어났고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법무부는 현재 현 부지 재건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법무부가 현 부지 재건축을 추진할 것을 우려한 안양시가 연일 법무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이제 해법은 법무부의 이전 결심밖에 없다”며 “법무타운 조성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주민소환 운동까지 벌어진 의왕시는 안양시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주관 부처인 법무부와 기재부의 협의부터 있어야 하고, 합의가 됐더라도 이전 대상지인 왕곡동 일대 주민들에 대한 명문화된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의왕시가 나설 이유도, 찬성할 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1990년대 말부터 논란이 된 안양교도소는 재건축을 추진한 법무부와 이전을 고수한 안양시가 번번이 부닥쳤다.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해 2014년 3월 대법원으로부터 “안양시는 법무부의 재건축 협의에 응하라”는 승소 판결을 얻어냈지만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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