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후손들에게 군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다는 부친의 뜻을 잇고 싶었습니다.”
냉면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이춘삼 대표(45)는 매년 여름철 육군 5사단에 1300인분의 냉면을 전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부친인 고 이삼출 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5사단 소속으로 북한군과 싸우다 정전협정 체결 직전인 1953년 6월 금화지구 전투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 이후 이 씨는 북한에서 강제 탄광노역 등 갖은 고초를 겪다가 2002년 부인과 세 아들을 데리고 북한을 탈출했다. 한국에 정착한 그의 막내아들인 이 대표가 냉면 공장을 세워 어엿한 중견 기업인이 됐다. 이 대표는 부친의 뜻과 5사단과의 각별한 인연을 기리기 위해 냉면 봉사를 자원했다. 육군은 16일 이 대표를 비롯해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육군을 지원하고 있는 38명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으로 초청해 보은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육군 21사단 병사들 가운데 신병 훈련 수료식에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 병사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해 온 권영철 씨,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와 서울 지역 부대에서 매주 두세 차례 무료 진료를 해온 한의사 이승교 씨, 최전방 부대 장병들을 위해 문화공연을 지원하는 이시형 박사, 독서법 코칭으로 장병들의 책 읽기 운동을 돕는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이사장 등도 참가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대장)은 “육군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보여준 섬김과 봉사의 자세는 장병들에게 최고의 인성교육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