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과 정부가 16일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맞춤형 보육을 7월부터 시행하되 기본 보육료를 보존하고,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는 다자녀의 기준을 3명에서 2명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휴업으로 맞서려던 어린이집의 대응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어린이집 보육료는 △학부모가 카드로 결제하면 정부가 지원해주는 부모 보육료(아동 1명당 월 31만3000~43만 원)와 △정부가 어린이집에 직접 주는 기본 보육료(12만5000~39만5000원)로 나뉜다. 액수는 맞춤형 보육 도입 이후인 올해 7월 종일반 기준이다. 원래 정부는 맞춤반의 경우 이 두 보육료를 합친 금액의 80%만 주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가 기본 보육료는 종일반 수준으로 보장하고 부모 보육료만 낮추라고 요구했고, 정부가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기본 보육료를 보존하고 시간당 4000원인 바우처 15시간을 모두 사용한다면 사실상 종일반과 맞춤반의 보육료 차이가 없어진다. 또 다자녀 기준을 2명으로 낮추면 종일반 대상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7일 “7월 시행이라는 전제 아래 검토하겠다는 것이지, 전면 수용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모든 2명의 자녀를 다자녀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게 아니라 쌍둥이나 연년생 등 특별히 종일반 사유가 필요하다고 여기지는 경우에 한해 허용하는 등 좀더 정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3, 24일로 예정된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한민련) 등 어린이집 단체의 휴원 계획이 진행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진환 한민련 회장은 17일 “우리의 목표는 맞춤형 보육의 폐기”라며 “예정대로 집단 휴원을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대 연합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관계자는 “만약 두 가지 요구사항이 다 받아들여진다면 우리가 완강하게 거부할 이유가 없어지지 않겠느냐”며 “복지부와 계속 논의하면서 휴원을 포함한 대응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더민주는 7월1일 맞춤형 보육 시행에 동의한 바 없다”며 “정부는 마치 더민주가 합의한 것처럼 언론에 노출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 대변인은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나서 보육당사자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당사자와 정부가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며 무조건 내달 시행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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