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큰 위해 요소로 부상하면서 이를 대비하지 못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역별로 미세먼지 ‘나쁨’ 일수 편차가 큰 만큼 원인에 따른 해법이 달라야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측정망조차 갖추지 못해 원인 분석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 미세먼지 뾰족한 해법 없는 충청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충북 지역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1년 5026t에서 2012년 3603t, 2013년 3164t 등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와 나쁨 일수는 여전히 높다. 충북 지역은 지난해 평균 미세먼지 농도(m³당 51μg)는 물론이고 미세먼지 나쁨 일수도 평균 41일에 달해 최상위권이었다.
이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끌어올리는 곳은 청주시였다. 지난해 청주시의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53일로 전국 10위였다. 충북도 관계자는 “최근 용역조사를 한 결과 충북 지역의 미세먼지는 30%가 내부적 요인, 70%는 충남이나 수도권, 중국 등 외부 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청주시 관계자는 도시 개발이 한창인 세종시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청주시의 경우 지역 내 문제가 아니다 보니 대책을 세우기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지역 환경단체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청주산업단지가 자리하고 있는 흥덕구 송정동이 미세먼지가 특히 심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1970년 조성된 청주산단은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정부가 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화물차들이 몰리는 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한 점도 한 원인이다.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인접한 청원구 오창읍도 화석연료로 인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 지역은 더 심각하다.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 53기 중 절반에 가까운 26기가 충남 지역에 있지만 미세먼지 측정망은 10기(초미세먼지 측정망은 3기)만 운영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항공우주국이 수도권과 충남 지역에 대해 항공 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대기오염물질이 수도권보다 많은 것으로 나오지만 자체 분석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충남은 미세먼지 측정망을 올해 말까지 전 지자체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 남부권 “산업단지가 골칫거리”
영남권에서 미세먼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곳은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위치한 경북 포항시다. 포항은 평균 나쁨 일수만 놓고 보면 22일에 불과해 미세먼지 해방 지역이다. 하지만 산업단지가 있는 포항시 남구는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60일 정도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포항시는 2012년부터 고압 살수차로 산업단지 내 주요 도로에 물청소를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호남은 수도권이나 충청에 비해 편서풍 경로에서 다소 벗어나 있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는다. 전남 지역의 경우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중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38μg으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이 밀집한 산업단지의 미세먼지는 만만치 않다.
전북 지역은 익산시(55일)의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전국 지자체 중 7위로 높았다. 특히 익산 제2국가산업단지가 있는 팔봉동이 심각했다. 산업단지 주변으로 화물차가 많이 통행하는 데다 주거지역이 인접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뒤늦게 전북은 “일단 내년에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용역조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남 지역은 비교적 청정지대로 꼽히지만 22개 시군 중 측정소가 설치된 지자체가 6곳뿐이어서 정확한 실태 파악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 뒤늦게 해법 마련하는 원주
강원 지역도 미세먼지 청정지대가 아니었다. 도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산업단지가 밀집한 원주시는 미세먼지 수준이 나빴던 날이 지난해 65일에 달했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5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원주가 중부 지역을 잇는 도내 교통의 중심지인 만큼 차량과 건설장비로 인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고 분석한다. 석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상당하다. 도 관계자는 “내년까지 건설, 시멘트 업체와 자발적인 미세먼지 감축 협약을 맺는 등 관리 및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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