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민이 잡은 수산물, 서해어민이 팔아주겠다는데…

유정복 인천시장, 정부에 건의 방침… 中어선 불법조업 감소효과 기대
현재 남북관계 경색… 장기과제로

북한 어민이 잡은 수산물을 서해 연평도 어민들이 판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9일 열린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 어민 수산물 공동 판매 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어민들이 수산물을 잡으면 남북 중간 수역에서 남한 어민이 이를 전달받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북한 어민들에게 수산물 판로를 열어줘 북측 어선의 조업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북한 어민이 잡은 수산물을 싼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하면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 어민들의 생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유 시장은 군사훈련에 따른 조업 손실을 보상하는 내용의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을 개정하고,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주민지원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서해 5도 어민들이 요구해 온 어장 및 조업 시간 확대, 중국 어선 불법조업 방지시설 확충, 수산물 가공 유통시설 설립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을 강력히 단속하기 위해 서해 5도를 관할하는 해양경비안전서 신설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유 시장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어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