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강력범죄와 관련,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가 “(한국은) 피의자, 피고인에 대해 인권 과잉(보호)적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PBC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공개에 찬성한다며 “경찰의 모습을 보면 너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피의자, 피고인의 인권 과잉(보호)적 측면이 그대로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아는 한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피의자에 대해서 마스크도 씌워주고 모자까지 제공하고 조끼까지 일괄적으로 (주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흉악범의 얼굴은 일관되게 공개돼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버이날 친부 살해 남매 사건을 예로 들며 “당사자들이 나의 얼굴과 신상이 공개돼도 좋다고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강제적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찰의 흉악범 신상공개가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문제는)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부 인권단체 등의 여론을 민감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피의자 인권을 상당히 많이 하는 착한 경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너무 ‘범죄자의 얼굴을 가려줘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15일부터 시행 중인 강력범죄자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세부기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경찰이 내놓은 지침을 보면 피의자 신상 공개 여부는 지방청 신상공개위원회에서 결정하며 위원회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이 중 3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 전문가여야 한다. 공개시기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가 원칙이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면 구속영장 발부 전이라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얼굴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해 이 교수는 “무죄추정과 관련해서 가급적 법원의 영장이 발부될 정도라고 하면 범죄 부분이 상당히 소명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매뉴얼에 나와 있다”면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이라도 국민의 필요라든가 여러 상황이 인정되면 공개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지방청 단위에서 결정한다는 것 외에는 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 ‘신상공개 여부 판단 전 신상공개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외부전문가도 참여’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지방청 단위에서는 일관성 있는 판단 결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경우에는 신상공개를 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교수는 경찰이 “피의자 가족이 2차, 3차 피해자화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해) 피해자가 누구임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추측하면서 피의자 가족 문제와 피해자 신상 보호의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도 잘못한 누군가가 특정이 돼야 사회 전체의 결속력도 생기고 정의를 달성했다고 하는 느낌이 들 것” 이라면서 “그렇지 않고 익명성으로 흉악범, 범죄자들을 다 숨겨주다 보니까 사회규범력에도 상당 부분 손상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에도 이 교수는 흉악범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범죄 억지력이 있다며 그 필요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나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저와 같은 유사한 범죄를 하게 되면 저렇게 얼굴이 공개될 수 있구나’라는 일종의 일반적 범죄 억지력이 발생한다고 평가한다”면서 “이 같은 범죄 예방 효과 이외에도 (추가 제보 등으로) 여죄 수사를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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