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 서울시청 광장 앞. 땅 속을 레이더로 탐지하는 16개 안테나가 달린 미니버스가 출발했다. 시속 15㎞로 천천히 움직이는 이 버스의 임무는 도로 밑에 감춰진 동공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선 안테나가 아스팔트에서 반사된 신호를 통해 포장층의 두께를 측정한다. 포장층이 너무 얇으면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아직은 레이더의 정확도가 50%에 불과하기에 땅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넣어 동공이 있는지 확인한다. 동공이 발견되면 사업소나 구청에서 보수 작업을 한다.
서울시가 보유한 이 같은 차량형 지반탐사시스템(GPR·Ground Penetrating Radar)은 땅 속 1.5m~2m까지 탐지할 수 있다. 2014년 일본의 동공탐사 전문업체인 ‘지오서치’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서울시가 6억6000만 원을 들여 차량형 GPR 1대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같은 해 12월부터 국내외 민간 용역과 자체 탐사장비를 이용해 주요 간선도로 87㎞를 탐사한 결과 288개 동공을 발견했고 위험성에 따라 A급(164개) 동공은 즉시 복구했다. B급(93개)은 6개월 이내 복구, C급(31)은 연구 등을 위해 일정 기관 관찰하고 있다.
전문 장비 없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포트홀은 서울 전역을 달리는 택시와 간선버스가 감시한다. 포트홀은 도로 포장 표면이 뜯기는 현상으로 장마철 자주 발생해 사고의 원인이 된다. 서울시는 2014년 5월 개인택시 431대와 간선버스 125대에 실시간 신고 시스템을 설치했다. 버스나 택시기사가 포트홀을 발견해 차량 내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해당 지역 긴급복구반이 출동해 도로를 보수하는 방식이다. 지난달까지 1만8345건의 신고가 접수돼 보수 작업을 마쳤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수집한 서울 전역의 동공·포트홀 정보와 조치결과를 전산 지도에 구축해 통합 관리한다. 이 지도에는 하수관 등 지하매설물 노후화 정보와 굴착 복구 정보도 연계된다. 이를 통해 도로함몰이 일어날 확률을 사전에 분석한다. 가능성이 높은 지역부터 △탐사 △관찰 △안전 등 세 등급으로 나눠, 7월부터 예방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본 업체는 일본 전역의 11만 개 동공 발생지역 데이터가 있어 탐지 기술 정확도가 높다”며 “서울도 2018년까지 1000여 개 데이터를 수집하고, C급 동공의 변화 추이 등을 적용해 도로함몰 예측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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