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들섬, 음악-문화의섬으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03시 00분


서울시, 11년 표류끝 설계당선작 선정

2005년 이후 11년간 표류했던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개발 계획이 마침내 확정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텃밭으로 이용될 뿐 사실상 방치돼 온 노들섬은 2018년 음악 공연장을 갖춘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2일 ‘노들꿈섬 공간·시설 조성 국제 현상 설계공모’ 당선작(조감도)을 발표하며 노들섬을 음악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앞서 2월 진행했던 노들섬 설계공모에는 23개국, 90개 팀이 참가했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은 노들섬에 실내외 공연장과 공원, 상점, 생태교육시설을 갖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추진했던 대형 공연장 대신 1800m² 규모의 실내 공연장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창업 시설인 문화집합소, 행사 공간도 만든다. 한강대교보다 약 5m 낮은 노들섬의 특성을 고려해 노들섬 상부에 한강대교와 연결된 광장을 만들고, 섬과 한강대교를 잇는 계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노들섬에 조성되는 건축물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의 구조와 디자인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모듈형’이라는 점이다. 모듈형 건물은 완공된 뒤에도 위치와 구조를 쉽게 바꿀 수 있다. 서울시는 “공모에 참여한 많은 작품 가운데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의 가변성과 활용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앞으로 노들섬에서 진행할 다양한 프로그램에 따라 공간구조와 디자인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노들섬 개발 계획을 확정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설계를 맡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비를 과도하게 요구해 계획이 무산됐다. 2009년 오세훈 당시 시장 역시 오페라극장과 뮤지컬극장을 갖춘 문화복합시설을 지으려 했지만 시의회가 약 6000억 원의 예산을 문제 삼으며 노들섬 개발은 또 한번 미뤄졌다. 이후 시민들은 방치된 노들섬을 텃밭으로 이용했지만, 이번에 설계공모가 마무리돼 비로소 새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노들섬 개발 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1∼6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공사는 2018년 상반기에 끝날 예정이다. 예산은 당초 6000억 원에서 크게 줄어든 500억 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설계공모를 끝으로 노들섬 개발 계획이 모두 마무리됐다”며 “2018년엔 시민들이 공연과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강#노들섬#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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