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이창환]국립현충원, 개명과 지방분산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03시 00분


이창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상지영서대 교수
이창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상지영서대 교수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영령을 모신 국립현충원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히 산화하신 호국영령 및 순국선열을 모시고 그분들의 생전의 업적을 추모하는 성역의 공간이다. 그러나 그분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모시고 그 충의와 위훈을 후손들에게 영구히 보존, 계승시킬 수 있는 겨레의 성역으로서 국립묘지의 위상을 갖추려면 국립현충원의 명칭부터 검토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왕이나 왕비의 무덤은 능(陵)이라 칭하고 세자나 세자빈 그리고 왕의 사친의 무덤은 원(園)이라 붙여 국가에서 관리해 왔다. 그리고 폐위된 왕이나 일반인들의 무덤을 묘(墓)라 칭하여 불러 왔다. 조선시대 태조의 무덤이 있는 동구릉, 세조의 광릉,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의 효창원, 정조의 후궁 휘경원, 영조의 모친 소령원 등을 들 수 있으며, 폐위된 연산군과 광해군은 묘이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국가 수반이나 국가를 위해 공헌이 큰 분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가능원’, ‘열사능원(烈士陵園)’이라 칭하고 있다. 우리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 유공자들의 유지와 정신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원(園)보다는 능원(陵園)으로 개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추모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국가능원의 분산 정책도 고려해볼 만하다. 서울과 대전의 국립현충원 정도로는 안장 공간의 한계가 올 것이 분명하다. 지방 분산은 지역에서 배출한 호국영령에 대한 지역민의 자긍심과 추모의 편리성, 호국영령의 고향 사랑 등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경기, 영남, 호남 등의 지역 분산 또는 8도에 하나씩 국가능원 또는 국립능원 등의 설립도 좋을 듯하다. 자주 찾아 국가유공자들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는 것은 국민적 도리이다. 아울러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불사른 영령들의 묘역에 대한 명칭 개칭도 고려해볼 만하다.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되는 국군 및 경찰, 소방관 등에 대한 통합된 국가능원도 필요하다. 겨레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범위와 안장 범위도 확대되어야 한다.

날이 갈수록 지위 높은 인사들만 찾는 정치적 장소가 아닌 일반 영웅들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진정한 겨레의 성역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민족의 진정한 호국정신이 깃든 성역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창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상지영서대 교수
#호국보훈의 달#국립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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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6-06-23 09:55:54

    지금도 각 지방에 호국원이 널려 있습니다. 반대합니다. 1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이 대상입니다. 현충원 안장 자격도 강화해야 합니다. 장군은 침대에서 죽어도 현충원 갑니다. 그것도 생장을 합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화장해서 그 흔적조차 남기지 않습니다.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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