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파업… 서울 115개교 등 급식 차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4일 03시 00분


빵-우유로 점심 때운 학생들
참가자 40%가 조리종사원 “처우 개선” 충남-제주도 24일까지

23일 서울 용산구 신용산초 학생들은 점심으로 빵과 과일, 주스를 먹었다. 급식판도 없었다. 파업으로 조리종사원이 부족해진 탓이다. 아이들은 “특식”이라며 웃었지만 24일에도 점심으로 밥이 아닌 떡을 먹어야 한다.

23일 급식을 제공하지 못한 학교는 서울에만 115개교(초등학교 54곳, 중학교 53곳, 고등학교 8곳). 이 학교들은 도시락을 싸오게 하거나 빵, 우유로 대체해야 했다. 수업을 단축한 학교도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 포함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1500여 명이 서울시교육청에 “단체교섭을 성실히 이행하라”며 이날 파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파업 참가자 중 40%가 조리종사원(영양사 포함)이다. 파업은 24일까지 이어진다.

제주 지역에서도 파업으로 학생들이 빵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제주 지역 전체 187개교 가운데 초등학교 55개교, 중학교 20개교, 고교 8개교, 특수학교 1개교 등 모두 84개교에서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59개교는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했으며 15개교는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4개교는 단축수업을 시행했다.

충남 지역 근로자들은 24일 파업할 예정이다. 충남도교육청은 24일 34개교 급식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지역에선 파업이 발생하지 않았다.

조리종사원 영양사 회계직원 방과후교실강사 등 학교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4월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데도 임금이 정규직 대비 60%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학교비정규직은 약 40만 명으로 전체 교직원의 43%를 차지한다.

경남 부산 강원 울산 대전 세종 전남 등 7개 교육청은 임금 협약에 합의했다. 경기 광주 전북 충북 등 4곳은 협상이 막바지다.

서울시교육청은 비정규직 수가 2만100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아 노조 요구를 100% 받아들일 예산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4만 원인 급식비를 8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제주=임재영 기자
#조리종사원#비정규직#파업#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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