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변속기 부문 설비 전문업체인 울산 (주)PR. 완벽(Perfect)하고 신속(Rapid)하게 고객이 원하는 설비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회사명을 PR로 정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기계공작’ ‘기계설계’ ‘재료역학’….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의 엔진·변속기 부문 생산설비 전문회사인 ㈜PR 박건일 대표(53)의 집무실 책장에는 색 바랜 책 30여 권이 꽂혀 있다. 문교부(현 교육부)에서 발간한 실업계 고교용 교과서다. 박 대표가 대구 경상공고에 다닐 때 배운 교과서들이다. 박 대표는 “가장 원론적인 내용이 담겼고 가야 할 길을 가장 잘 설명해 놓은 책이 고교 교과서여서 지금도 꺼내 보고 있다”고 말했다.
PR는 2000년 6월 박 대표가 창업했다. 고교와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창업의 꿈을 꾸며 민간 기술연구소에 취업해 금형설계를 연구했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창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1986년 4월에는 현대자동차로 이직해 엔진생산기술부에서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연구소의 연구와 엔진생산기술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은 창업의 든든한 밑천이 됐다.
현대차에서 12년간 근무한 뒤 1998년 퇴사한 박 대표는 2년 후 PR엔지니어링이라는 상호로 울산에서 창업을 했다. 홍보를 의미하는 PR(Public Relation)가 아닌 완벽하고 신속하게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뜻을 담아 ‘Perfect Rapid’의 약자로 회사 이름을 지었다. 사훈도 ‘시작하는 마음으로 완벽하고 신속하게 최선을 다하자’고 정했다.
PR의 주요 생산품은 엔진·변속기 조립라인과 자동화 핵심생산라인 설비인 팰릿, 차량용 부품을 자동으로 장착하는 캐리어, 그리고 차량과 선박용 부품을 가공하거나 조립하기 전에 깨끗이 씻어주는 세척기 등이다. 이 가운데 세척기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전문화, 해외 진출을 위해 2011년 4월 별도 법인 PRCAM을 설립했다. PRCAM은 25일 경북 구미1국가산업단지 안 9380m²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상시 종업원은 PR 50명, PRCAM 20명.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각각 289억 원과 89억 원이다. 중국과 인도에는 현지 법인을, 미국에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PR의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현대위아,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인도 마힌드라 등이다.
PR는 현재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엔진 조립라인 설비를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자체 기술연구소의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현재 국내 특허 25건, 해외 특허 1건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청의 수출유망 중소기업과 울산시 및 중소기업청의 글로벌 강소기업, 울산시의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품질경영시스템인 ISO9001과 ISO14001, TSI16959 등을 인증받았다. 인도의 EMI와 말레이시아 ICSB, 멕시코 LAING 등을 통해 해외 마케팅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각오로 전 직원들이 ‘고객 불만 제로’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사전 방문 서비스를 통해 고객 불만을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