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일환… 체육관 자리에 컨벤션 시설 계획
소유주 市교육청은 “존치 원해” 마땅한 대체부지 없어 협상 난항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잠실학생체육관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시교육청 소유의 체육관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존치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서울시가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72만 m²에 조성할 계획인 국제업무·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스포츠·문화 중심지를 말한다.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잠실학생체육관은 1977년 문을 열었다. 시교육청이 학생들의 대규모 체육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실내스포츠 경기장으로 5400석 규모(최대 7117석)다. 1986년 아시아경기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이곳에서 복싱 경기가 열렸다. 2004년부터는 프로농구 구단인 서울 SK나이츠가 안방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 공연과 입시설명회 등 대규모 행사 장소로도 사용된다. 서울지역 초중고교의 행사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4월 25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41만4205m² 부지를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 공간으로 만들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역사성을 고려해 올림픽 주경기장만을 남겨두고 야구장, 수영장, 체육관 등을 전면 재배치해 신축할 계획이다. 특히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야구장과 학생체육관 자리에는 전용면적 10만 m²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디까지나 서울시 계획일 뿐”이라며 “학생체육관은 시교육청 소유이므로 (교육청) 동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는 계획”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시교육청과 체육관 이전에 대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전 비용은 서울시가 부담하기로 했지만 마땅한 부지가 마련되지 않아 시교육청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초 동대문구 전농동 학교부지와 도봉구 창동 철도차량기지 등을 이전 부지로 제안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위치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부지도 작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해당 지역에서도 외국인학교 유치를 원해 실현 가능성도 작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교육청이 교육청 신청사 부지 옆의 후암동 특별계획구역을 제안했지만 이번엔 서울시가 주택과 상가 수용 문제가 있어 불가능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잠실 개발 마스터플랜 발표 당시 시교육청도 시의 국제 경쟁력을 위해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계획에 따르면 2019년부터 학생체육관은 철거 공사가 시작된다.
그러나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과 다른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존치가 최선이라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학생체육관을 존치하는 것은 협상을 도저히 진행할 수 없을 경우 마지막으로 고려할 방안”이라며 “내부 의견이 정리되는 대로 대체 부지를 정해 시교육청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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