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없는 상업시설 일색인 서울 시내 대학가가 창업과 저렴한 주거 공간, 청년 문화가 어우러진 ‘캠퍼스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가 중심의 도시재생 모델 ‘청년특별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캠퍼스타운의 핵심은 대학들이 보유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 일자리·주거 불안 등의 청년 문제와 지역경제 침체를 동시에 풀겠다는 것. 현재 서울 시내 대학은 52곳으로 서울시 가용 용지의 3.7%(11.45km²)를 차지한다. 전체 재학생은 65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주변 지역과 단절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대학가 주변에 유흥가가 대부분인 이유다.
서울시는 대학이 갖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과 특허권 같은 지식재산권 등에 시의 공적 지원을 결합해 창업 육성 공간을 만들고 청년이나 창업가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주택, 청년문화거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창업 공간은 학교 밖 대학 소유지에 창업지원센터를 세우거나 빈 점포, 저렴한 반지하 공간 등을 활용해 구축된다. 주거 안정을 위해 고시원이나 숙박시설을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한 ‘사회주택’이나 사무와 주거가 혼합된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 등이 들어서게 된다.
‘캠퍼스의 낭만’을 대학가 전체에서 느낄 수 있도록 도로변 주차장 일부를 작은 공원으로 바꾸고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대중교통 전용지구나 보행자 전용거리도 도입된다. 이 외에도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각종 행사와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대학 등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총 1520억 원을 지원해 10개 대학가를 선정하고 캠퍼스타운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1호는 고려대가 위치한 성북구 안암동 일대다. 올해부터 4년간 100억 원을 투입해 고려대가 소유한 외부 공간에 창업 거점 공간 ‘안암동 파이빌’을 조성하고, 지역사회와 교류를 위해 대학 담장도 없애기로 했다. 또 주변 상권을 위한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 지역공헌 문화 프로그램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은 52개나 되는 대학이 소재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대학도시”라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는 서울형 창조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장과 대학 총장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모임인 ‘대학-서울시 파트너십’을 올 하반기(7∼12월)부터 연 2회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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