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가습기살균제에 유독물질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민변 변호사, DDAC 검출자료 공개
정부 4년전 파악… 독성 평가 안해

총 41명의 폐질환 사망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는 애경과 버터플라이이펙트의 가습기 살균제에 유독물질인 디데실디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DDAC)가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는 이를 4년여 전에 파악하고도 발표는커녕 아직 이 물질의 흡입 독성 평가도 하지 않고 있다.

2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송기호 변호사가 환경부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애경의 ‘가습기메이트’와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세퓨’에서 DDAC가 최대 16.4ppb(ppb는 1000분의 1ppm) 검출됐다. DDAC는 폐 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폐 섬유화를 일으키는 물질로 최근 탈취제 ‘페브리즈’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모았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가습기 살균제에서 DDAC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해 뒤늦게 DDAC 검출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발표를 정정하지 않았다. 본부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의 관계에 국한된 조사였기 때문에 발표를 정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2012년 DDAC를 유독물로 지정했지만 경구 독성만 평가했을 뿐 가습기 살균제나 탈취제 등에 사용돼 사람이 흡입했을 때 얼마나 해로운지는 기준을 내놓지 않고 있다. DDAC의 흡입 독성을 판단할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2013년 동물실험을 통해 “DDAC가 급성 염증반응을 일으켜 폐 세포를 손상시킨다”는 결과를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다. 송 변호사는 “부처 간 장벽과 무사안일주의가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애경#가습기살균제#유독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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