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교 야간자습 내년 폐지”

이재정 교육감 “예비대학 교과 도입”… 중학교 자유학기제 1년으로 확대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만 늘 우려”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야자)을 전면 폐지한다. 그 대신 대학에서 기초학문을 배우는 ‘예비대학 교육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입시 현실과 맞지 않고 오히려 사교육 쏠림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사진)은 2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야자는 입시 위주, 성적 위주, 성과 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불러온 비교육적 제도”라며 “2017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폐지하고, 그 대신 대학과 연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고교생들이 진로탐구 및 인문 예술 등 기초학문을 대학교로 찾아가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도와 서울 외곽 소재 대학이 참여한다.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7∼9시에 운영된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지역 고교의 야자 실시율은 1학년 19.3%, 2학년 17.9%, 3학년 23.8%다.

그러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 중심의 입시 전형이 바뀌지 않는 가운데 야자를 폐지하면 경기지역 고교생들의 학력 저하만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대거 학원으로 몰려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경기도교육청의 야자 폐지 발표 후 주요 사교육 관련 업체의 주가가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학원 갈 필요가 없는, 학원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학점 인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자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야자도 필요한 학생들이 분명히 있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중학교에서 시행 중인 1학기 자유학기제를 2학기 자유학년제로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또 주 5일 수업 체제에 맞는 초중고교 학습량 정상화를 위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부와 함께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