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개 사립대, 법정부담전입금을 학생 등록금 등으로 충당

국내 사립대 학교법인 4곳 중 3곳 꼴로 법정부담전입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지대 등 28개 사립대 법인의 납입금은 ‘0’원이어서 법정부담전입금으로 해결해야 할 비용을 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사학진흥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전국 326개 사립대 중 법정부담전입금을 100% 이상 납부한 대학은 82곳(25.2%)에 불과했다.

법정부담전입금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사학 법인이 교직원의 연금부담금과 건강보험료, 재해보상부담금 등을 부담하기 위해 내야하는 돈이다. 이는 학교 법인 설립 시 확보한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수입으로 부담하는데, 법인이 부담할 수 없는 경우 학교 회계에서 부담하도록 돼 있다.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이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이 많고 저금리 등으로 수익률도 낮아 사학 법인들은 법정부담전입금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정부담전입금 납부율은 △50% 이상~100% 미만 55개교 △30% 이상~50% 미만 18개교 △10% 이상~30% 미만 65% △0% 초과~10% 미만 78개교 등이다. 상지대, 서남대, 신경대 등 28개 대학은 법정부담전입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법정부담전입금 미납이 발생한 244개 사립대 법인이 납부하지 않고 교비회계로 전가한 금액은 3146억 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교육부는 고의로 법정부담전입금을 내지 않는 대학에 행·재정적 처벌을 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사학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부실 사학에 대해서는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덕영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