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해상유원지 돝섬, 민관갈등으로 뱃길 끊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4일 03시 00분


해변가요제 크루즈 선상에서 개최… 외지인 수백명 발길 돌려 큰 불편

2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만 돝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0회 돝섬해변가요제가 선박 운항이 중단되면서 마산 선착장 선상에서 개최됐다. 돝섬해피랜드 제공
2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만 돝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0회 돝섬해변가요제가 선박 운항이 중단되면서 마산 선착장 선상에서 개최됐다. 돝섬해피랜드 제공
경남 창원시의 유일한 해상유원지인 돝섬으로 들어가는 뱃길이 끊겼다. 민관 갈등의 여파다. 마산만에 위치한 돝섬(11만2000m²)은 창원시 소유다. 1982년 개장 이후 외부 요인에 의해 돝섬 뱃길이 끊긴 것은 처음이다.

3일 창원해양경비안전서와 ㈜돝섬해피랜드(대표 오용환) 등에 따르면 창원해경은 최근 마산항과 돝섬 사이의 노선에 유·도선 3척을 운항하는 돝섬해피랜드에 영업 일시정지처분을 내렸다. 창원시가 돝섬해피랜드에 대해 선착장 사용(공유수면 점용) 동의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원해경은 돝섬해피랜드에 “12일까지 공유수면 점용 허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유·도선 사업법에 따라 영업취소 등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해경은 돝섬해피랜드와 함께 마산만 일원에서 유람선을 운항 중인 창원국동크루즈(대표 나은국)에 대해서도 영업정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항을 기점으로 영업해 온 모든 유·도선의 발이 묶이는 초유의 사태가 생긴 것이다. 경쟁 관계인 두 회사의 선착장 공동사용에 대한 의견이 장기간 엇갈리자 창원시는 양쪽 모두에 공유수면 점용 동의를 해주지 않았다.

당장 주말에 큰 혼란이 생겼다. 2일 오후 3시부터 돝섬 잔디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 10회 돝섬해변가요제가 선착장에 정박한 돝섬해피크루즈 선상에서 개최됐다. 500여 명의 관람객이 불편을 겪었고 일부는 되돌아갔다. 이에 앞서 ‘제125회 찾아가는 음악회’ 역시 돝섬이 아닌 마산항 선착장 임시무대에서 열렸다.

3일 관광버스로 마산에 도착해 돝섬을 구경하려던 많은 외지인 수백 명이 발길을 돌렸다. 돝섬해피랜드 오 대표는 “창원시가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돝섬해변가요제를 찾았던 정쌍학 창원시의원은 “창원시 담당 부서와 협의해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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