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공원-롯데타워 등 관광명소… 지붕없는 2층버스 타고 29.5km 여행
교통체증-외국어 서비스엔 아쉬움
서울 시티투어 버스가 1일부터 강남 지역 운행을 시작했다. 2000년 10월 선보인 서울 시티투어 버스는 그동안 광화문 명동 등 강북 지역에서만 운행돼 ‘반쪽 투어’에 그쳤다. 그러나 강남 지역 운행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올 3월 강남북을 오가는 새 코스 신설이 결정됐다.
○ 강남 명소 골라 가는 ‘하이라이트’ 코스
1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근처 서울 시티투어 버스 정류장. 관광객 20여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북을 출발해 잠실대교를 건너 강남으로 향하는 시티투어 버스의 첫 정식 운행이다.
이 코스의 이름은 ‘하이라이트’. 서울 시티투어 버스의 7번째 노선이다. 그동안 시티투어 버스의 코스는 강북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날 첫선을 보인 코스는 서울숲공원과 한강 뚝섬유원지, 잠실롯데월드타워 등 강북뿐 아니라 강남의 주요 명소까지 들른다.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운행 거리는 총 29.5km.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1시간 45분이 걸린다.
DDP 정류장에서 탄 관광객은 대부분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새로운 코스를 간다는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였다. 성수동 수제화거리처럼 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버스가 한강을 건너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로 향하자 관광객들은 일제히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루마니아에서 온 관광객 크리스타 씨(23·여)는 “우리처럼 시간이 많지 않은 관광객에게는 강북과 강남을 함께 돌아보는 시티투어 버스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가 간간이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하는 내내 2층(43석) 자리는 70%가량 차 있었다.
○ 외국어 서비스 보완 등 개선할 점도 많아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한국어와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 언어로 서비스가 이뤄졌지만 장소 이름과 간단한 설명이 전부였다. 장소에 따라 일부 외국어 설명은 빠져 있기도 했다. 터널을 지날 때는 소음 때문에 거의 들을 수 없었다.
하이라이트 코스의 주제는 쇼핑 랜드마크 휴식. 그러나 새로 포함된 한양대와 건국대의 경우 역사나 의미 등 이른바 ‘스토리텔링’이 없어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단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와 다를 바 없었다. 전체 10개 정류장 가운데 서울숲공원과 한강 뚝섬유원지, 올림픽공원 등 비슷한 공원이 3곳이나 되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피할 수 없는 도심 체증도 해결 과제다. DDP를 출발한 버스는 여러 차례 차량 행렬에 막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휴가차 한국을 찾은 필리핀 출신 렉시 씨(24·여)는 “교통 체증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코스 개설로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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