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반경 부산 동구 수정동 김모 씨(66)의 월세방에서 남성 2명이 숨진 것을 집주인(62·여)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모 씨(53)는 목과 가슴 등이 흉기에 찔린 상태로, 이 모씨(45)는 스카프에 목이 졸린 상태로 나란히 누운 채 발견됐다. 집 주인은 “비가 많이 오는데도 창문이 열려져 있어 안을 들여다보니 침대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은 통신 추적을 통해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한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그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동성애자인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 반경 여장을 하고 부산역으로 가서 노숙자인 최 씨 등에게 “술 한잔 하자”며 자신의 방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술에 취해 김 씨를 여자로 착각한 나머지 먼저 성관계를 맺겠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김 씨는 싸움을 말리다 최 씨 등이 욕설을 해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범행 직후 경남 양산으로 도주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3일 오후에도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는 동생이 찾아오더라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김 씨는 2008년 10월에도 여장을 하고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B 씨(당시 45세)을 자신의 방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한 뒤 살해한 혐의로 7년간 복역하고 지난해 6월 출소했다. 경찰은 4일 김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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