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기도 하남에서 30대 남성이 아파트 층간소음을 못 참고 흉기를 휘둘러 윗층에 사는 6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층간소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 센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층간소음’ 민원은 2012년 7000여 건에서 2015년 1만5600여 건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민원이 증가한 만큼 층간소음 갈등이 범죄로 이어지는빈도 역시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경기도 부천 원미구 연립주택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를 제기하는 아래층 이웃에게 화가 난 윗층 사람 A 씨(49)가 아래층 모녀 B 씨(21)와 C 씨(50)에게 흉기를 휘둘러 C 씨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해 9월 경북 안동시 남선면의 한 아파트에선 층간소음 때문에 화가 난 D 씨(61)가 자신의 집 가스밸브를 고의로 열고 불을 낸 사건도 있었다.
층간소음 갈등이 잦아지자 온라인상에선 층간소음 ‘보복 스피커’까지 등장해 아무런 제재 없이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공동체 문화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층간소음 관련 규제를 강화해도 문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다고 본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소음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 보완만으로는 층간소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의 자율과 배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층간소음 갈등으로 60대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 도주한 김 씨는 3일 오후 10시 45분 경 인천의 한 사우나에서 붙잡힌 뒤 경찰 조사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수차례 항의했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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