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부터 거액의 위법한 선거비용을 약속받고 선거운동을 도운 혐의(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 등으로 김수민 의원(30)의 지도교수이자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 자문위원인 A 교수(47)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지난주 A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뒤 주말까지 한차례 더 불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A 교수와 김 의원은 하청업체 2곳으로부터 받은 2억여 원의 리베이트성 자금에 대해 정상적인 노동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돈이 대형기획사나 사조직을 동원해 선거에서 이기는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운동과 관련된 어떠한 금품 수수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규정(230조 1항)을 어긴 ‘위법한 대가’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A 교수와 김 의원이 주축이 된 ‘당 홍보 태스크포스(TF)’가 당의 기존 선거홍보 조직을 대체할 정도로 선거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TF가 국민의당에 제공한 홍보 의견이나 정보들이 곧바로 선거운동 방식과 내용으로 이어질 만큼 구체적이었고, 공보물이나 현수막 등 선거운동 과정에서 즉각적으로 활용된 단서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운동과 관련된 일을 해주는 대가로 금품 지급을 약정한 TF와 당 사이 유상 계약 관련 문건도 상당수 확보됐다.
A 교수는 2월 말쯤 원래 친분이 있던 김영환 전 의원의 소개로 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구속)을 만난 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앞에서 선거 홍보전략 등을 프레젠테이션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자신이 창업하고 제자인 김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던 브랜드호텔 사무실에 안 전 대표가 직접 방문한 3월 3일, 김 의원 및 후배 카피라이터 B 씨 등 2명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같은 달 23일 김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와 당 홍보위원장에 선정되기 전부터 TF가 당 전체의 선거홍보를 총괄했고 그 대가로 억대 금품을 약속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판례는 돈을 받으면 안 되는 ‘선거운동 관련 행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디자인업체에 1600여만 원을 주고 홍보 전략 수립 및 기획 등을 맡긴 캠프 회계책임자에게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선거운동 관련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디자인업체 대표가 각종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선거운동원의 선거운동 방법이나 홍보 의견을 제시한 행위 등은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가 아니라 선거운동과의 관련성이 인정 된다”고 판결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과 김 의원의 영장청구 여부가 6월 임시국회가 종료하는 이달 6일 전후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국회의원 신분인 두 사람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위법한 선거비용 지급과 이를 감추기 위한 홍보대행사와의 허위계약을 맺은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국민의당 관계자 2명을 추가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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