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A 본부’ 송도 유치비용 만만찮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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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임차료 등 수십억원 필요
45개 회원국 유치 필요성 못느껴
“대외 위상보다 실리 챙겨야” 지적

유엔 및 국제기구가 입주한 송도국제도시 G타워. 10월 유엔 거버넌스센터가 입주를 하면 인천에서만 14곳의 국제기구가 활동을 하게 된다. 김영국 기자 press82@donga.com
유엔 및 국제기구가 입주한 송도국제도시 G타워. 10월 유엔 거버넌스센터가 입주를 하면 인천에서만 14곳의 국제기구가 활동을 하게 된다. 김영국 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내 국제기구 유치를 위해 과중한 재정 부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단독으로 유치를 신청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본부의 초기지원 비용이 수십 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재정 부담이 가중되자 이제 대외적인 위상보다 명분과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대한체육회가 단독 후보지인 인천을 OCA 본부 유치도시로 사실상 확정했다. OCA 45개국으로부터 유치의향서를 받아야 하지만 회원국 대부분은 OCA 본부를 유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CA 본부 유치도시는 재정 지원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초 2년간 50명이 상주하는 사무실 임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연간 임차료가 3억9000만 원이다. 인천시는 미추홀타워 18층이나 글로벌 캠퍼스 5층을 제공할 방침이다. 더욱이 임대차 계약 10년을 보장해야 해 사무실을 제공하는 시로서는 부담스럽다.

이 밖에 송도컨벤시아 등 국제회의장소를 연간 20일 정도 무상 제공하기 위해 1억2000만 원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 OCA 본부의 초기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과 집기류, 사무용품 비용에도 7억 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OCA 본부 상주 인원의 한국어교육과 교통 지원, 체육 시설 등 복지에만 3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2014년 아시아경기를 치른 인천이 OCA 본부 유치에 실익이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많다. OCA 본부 유치에 나서려던 서울과 부산은 유치 신청서조차 내지 않았다.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서 아시아경기가 열렸다.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국제기구에 대한 지원액도 만만치 않다. 송도에 있는 유엔 및 국제기구는 총 13곳이다. 10월 입주 예정인 유엔거버넌스센터까지 유치하면 14개의 국제기구가 인천에서 활동을 한다. 이들 국제기구에 지원한 예산이 66억 원에 달한다. 2014년에는 무려 82억여 원을 지원했다.

국제기구 유치를 위해 사업 초기 무리하게 제시했던 약속 탓에 인천시의 재정을 쏟아붓는 경우도 있다. 2006년 유치한 유엔 아태정보통신교육원(APCICT)은 지난해까지 해마다 100만 달러(약 11억4800만 원)를 인천시로부터 지원받았다. 올해는 80만 달러(약 9억1800만 원)를 지원받는다. 2010년 들어선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지역사무소와 동북아환경협력프로그램사무국에는 지난해까지 합쳐서 142만6000달러(약 16억3700만 원)를 지원했고 올해는 114만1000달러(약 13억900만 원)를 지원한다.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행사는 많지 않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EAAFP)이 인천시와 지역시민단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지역 협력프로그램이 그나마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국제기구를 위한 ‘퍼주기식’ 예산 지원에 앞서 인천과 인천 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송도국제도시#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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