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환자가 70대 남편의 무릎과 비교하며 물었다. 병원을 찾는 무릎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은 여성 환자로 간혹 이런 질문을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1 대 9일 정도로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나이별로는 40대 이후 중년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우리 병원이 몇 해 전 10∼70대 관절수술환자 5706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4385명이 여성(76.8%)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화가 시작되는 40, 50대 여성은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중년 이후 여성들은 왜 관절염에 취약한 것일까. 가장 주된 이유는 폐경기 이후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이 적어지면 연골 생성이 안 되고 뼈와 연골이 약해져서 골밀도가 점점 낮아진다. 연골 손상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관절 주위 근육이 적다. 여성은 전체 근육 부피가 남성의 80% 정도에 불과해 근육 운동을 소홀히 하면 같은 강도의 충격에도 남성보다 더 다치기 쉽다.
출산 후 비만도 관절건강 악화에 한몫을 한다. 무릎은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2배 정도 하중을 받게 된다. 체중이 늘어나면 그만큼 하중이 가중된다. 실제 한 조사에서 인공관절환자 67%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집안일도 연골 손상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청소나 빨래 등을 할 때는 쪼그려 앉게 될 때가 많다. 이러면 실제 몸무게의 7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된다.
오랫동안 하이힐을 신으면 발 통증이나 발 뼈 변형 등으로 신체 불균형이 오면서 여성의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무릎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40, 50대에는 뼈와 뼈를 감싸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점차 얇아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게 된다. 여성은 더욱 그렇다. 손상된 연골을 오래 방치하게 되면 조기에 퇴행성관절염이 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별다른 외상이 없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이 아프거나 무릎을 굽혔다 펼 때마다 ‘뿌드득’ 소리가 나면 일단 무릎 연골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집안일이나 운동을 좀 했는데 무릎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무릎 관절염 예방에는 평소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키고 집안일을 할 때는 가능한 한 의자에 앉아서 하는 등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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