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했다고 최초 폭로한 장신중 전 총경이 경찰 내부의 계급지상주의를 꼬집으며 “우리 경찰은 권위주의 관행을 완전히 신분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다”고 주장했다.
장 전 총경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경찰은 당연히 계급이라는 게 존재해야 되지만, 계급으로 모든 것을 구분한다”면서 경찰 내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 전 총경은 “간부·비간부로 나누어서 식당도 따로 가고, 비간부들은 간부하고 같이 밥을 먹을 수 없다”면서 “간부용 숙직실·비간부용 숙직실, 심지어 간부용 목욕탕·비간부용 목욕탕이 따로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지금 ‘비간부’라는 말은 워낙 잘못된 얘기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젓이 ‘비간부용 숙직실’이라고 하는 표찰까지 써 붙였을 정도”라면서 “직무를 구분한다는 건 동의할 수 있지만, 과연 이런 사적 영역에까지 구분하는 것이 맞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경·파출소장·경찰서장의 윗 계급이라고 보면 되는 경무관(3급 부이사관) 이상의 계급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부속실 직원이 한 명 씩 배치되는데, 경찰들은 '따까리'라고 부른다. 이들은 공적인 영역은 물론 가정사를 비롯해 사적인 모든 것을 도맡아한다”면서 “집안일, 퇴근 후 술자리, 귀가해서 잠들 때까지 모든 걸 도맡고, 심지어 밥 먹고 나면 칫솔 들고 대기하고, 이쑤시개 들고 화장실 앞까지 쫓아가서 갖다 바치는 게 바로 우리 경찰 내부 부속실 직원들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장신중 전 총경은 “이런 것들을 수십 년 간 어떤 관행으로 여겨왔기 때문에 당연한 걸로 생각하고, 잘못이라는 인식을 안 하는 것”이라며 경찰 내부의 언어적·비언어적 폭력 실태도 폭로했다.
장 전 총경은 “경찰 내부에서는 ‘어이·야·이놈·저놈’ 이 게 일상용어고, 사람을 부를 때 거의 대부분 ‘어이’라고 부른다”면서 “(친근감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이 완전히 일반화 돼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에 근무하는 총경은 일선 경찰서에 전화를 해서 상대방이 누구든 무조건 ‘어이’, ‘너 누구야’라고 부른다”면서 “이 현상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말이 ‘계급이 깡패다’라는 말로, 여기에 모든 것(경찰 내부 부패)이 함축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내부에서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잘 안 고치지만 외적으로 문제가 되면 그것을 고치는 액션을 취한다”면서 “경찰관들에게 노동조합이나 직장협의회 결성을 가능하게 해줘서 서로 견제하도록 하면 이 잘못된 문화는 빠른 시일 내에 개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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