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파나마 운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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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82km의 지름길을 처음 착안(실마리를 얻음)한 이는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였다. 그는 1529년 스페인의 초대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 5세에게 건의했다. ‘플루스 울트라(Plus Ultra·보다 더 멀리 나아가다)’가 좌우명이던 카를 5세는 진지하게 검토했지만 실천에 옮기진 못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최전성기를 연 그는 오스만제국, 프랑스와의 전쟁 등 다른 현안이 많았다. 게다가 그 시대엔 운하(배의 운항 등을 위해 판 물길) 건설 기술도 크게 미흡했다.

1880년 프랑스가 수에즈 운하를 개통한 기술진을 내세워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기술적 난관에다 말라리아(급성 열성 전염병)가 겹치면서 약 2만2000명의 희생자를 내고 9년 만에 포기했다.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지협(두 개의 육지를 연결하는 좁고 잘록한 땅)에 새 물길을 내는 데 성공한 것은 미국이다. 1914년 8월 15일 10년에 걸친 각고(어려움을 견디며 무척 애를 씀)의 노력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역사적인 물길을 열었다.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남미의 남단을 돌아 2만2500km를 가야 했던 뱃길이 9500km로 줄었다.

‘파나맥스(Panamax·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배의 최대 규모)’. 파나마 운하의 개통으로 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새 기준이 마련됐다. 폭 32m, 길이 295m의 선박이다. 이보다 크면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니 조선소에서 만들 때부터 규격을 염두에 둬야 했다.

지난달 26일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폭 49m, 길이 366m까지의 배가 통행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새로운 파나맥스급의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 국내 조선업계로선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배에 사람을 태워 나르거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는 해운업계는 파나마 새 물길은 ㉠브렉시트에 이어 터진 악재(값을 떨어뜨리는 조건)라며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형 선박의 통행으로 운임이 낮아지고 급기야 경쟁이 불붙게 되면 운임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세계 해운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빈사(거의 죽게 됨) 상태의 해운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은 두 대양을 연결한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으로 살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동아일보 6월 28일자 한기흥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중 기존의 파나마 운하는 지나갈 수 없었지만, 확장 개통한 이후에 지나갈 수 있게 된 선박을 고르세요.

① 폭 30m, 길이 290m인 배

② 폭 32m, 길이 280m인 배

③ 폭 36m, 길이 295m인 배

2. 다음은 ‘㉠브렉시트’에 대한 설명입니다. 빈칸에 알맞은 말을 채워 보세요.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 ) 탈퇴’를 뜻하는 신조어.

3.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유럽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처럼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매우 새로운 생각을 펼치는 것을 말합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살아갈 당시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므로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을 믿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는 반대로 지구가 태양의 위를 돈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수많은 천문 현상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었어요. 평소에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이런 생각을 코페르니쿠스처럼 바꾼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적어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태평양#대서양#파나마 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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