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상상 초월하는 몰카, 변기 안쪽에 설치하는 것도…”

사진=동아DB

최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위층 주민을 살해한 범인은 피해자의 집 현관문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집안에 침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점점 진화하는 몰래카메라, 어떻게 피해갈 수 있을까.

보안장비 업체 오토정보통신 장성철 대표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몰래카메라는)일반인들이 흔히 접하는 물건들 속에 초소형 카메라를 내장한다”며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기 하남시에서 일어난 ‘층간소음 살인사건’ 당시 범인은 화재감지기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피해자의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일반인에게는 화재감지기로밖에 안 보인다. 동작이나 소리를 감지해 자동으로 촬영을 하며 화질은 일반 방송용으로 써도 될 만큼 아주 고화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볼펜 형이나 안경 형 몰래카메라, 또 담뱃값, 단추, 운동화나 벽에 거는 옷걸이, 벽에 달린 스위치 등 흔히 보는 물건들 속에 (몰래카메라가)들어가 있으니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한 그냥 당하는 것”이라며 “현재 기술로 못 만드는 게 없다. 심지어 묵주 속으로도 들어가고 변기 안쪽에 설치하는 몰카도 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하루 20~30명 정도가 꾸준히 찾고 있으며 누구나 구입이 가능하다”며 따로 구매자의 인적 사항을 남겨야 한다는 등의 법적인 규제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몰래카메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는 “가장 철저한 방법은 휴대용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입해서 탐지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본인이 설치하지 않은 물건이 벽이나 천장에 붙어 있으면 유심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아파트 복도의 천장 위,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평소에 붙어 있지 않았거나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붙어 있으면 의심을 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천장에 붙은 화재감지기 형태의 카메라는 스마트폰 플래시로 비추면 불빛이 반짝이게 돼 있다. 현관문 같은 경우는 항상 천장에서 현관문을 향해 찍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누를 때 손으로 위쪽만 가려주면 된다”며 “변기 안쪽에 설치한 몰카는 변기뚜껑을 열어보면 노출된 카메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는 몰래카메라 구입에 최소한의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입하는 사람의 인적사항과 구입 목적 등을 기재하게끔 법적으로 의무화해 놓는 등 최소한의 규제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경찰청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 발생건수는 2011년 1523건에서 지난해 7623건으로 증가했다. 2012년 2400건, 2013년 4823건, 2014년 6623건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