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과점수 욕심에…” 경찰 사격훈련 대리시험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6일 20시 35분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권총 사격훈련에서 대리사격을 부탁하고 응해준 두 경찰에 대한 징계조치가 진행 중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대리사격을 부탁한 청문감사관실 심모 경위(49)와 이를 받아들인 같은 실 남모 경위(54)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달 3일 심 경위는 남 경위에게 자신을 대신 해 권총사격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남 경위는 심 경위의 이름을 지운 표적지와 자신의 신분증을 들고 인근 경찰서에서 나온 훈련감찰담당의 확인을 거친 후 사격을 마쳤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훈련이었지만 심 경위는 훈련장에 나가지 않았다.

두 경찰의 공모는 훈련 점수를 집계하던 중 발각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대리사격 문제가 발생한 후 올해부터 지문 인식 시스템이 경찰 사격훈련에 도입됐다. 노원서 경무과 소속 훈련담당경찰은 지난달 7일 남 경위의 지문이 두 번 찍힌 것을 확인했다. 하나는 남 경위의 이름과 대응됐지만 다른 하나는 심 경위의 이름에 찍혀있었다. 곧바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심 경위와 남 경위는 대리사격 혐의를 인정했고 현재 인사조치 돼 지난달 29일 지구대와 파출소로 발령이 난 상태다.

심 경위는 징계위원회에서 “인사고과점수를 잘 받고 싶어 대리사격을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아직도 논의 중이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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