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21∼31일 11일간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뛰어넘는 영화를 선보이는 대열전에 돌입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독립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자리 잡은 BIFAN은 올해 20회를 맞아 부천시장이 맡아오던 전통을 깨고 영화인을 조직위원장으로 처음 선임했다.
영화 ‘남부군’ ‘부러진 화살’을 만든 정지영 감독(70·사진)을 위원장으로 한 BIFAN 조직위가 지난달 출범하면서 조직위원 중 3분의 2가 봉준호 감독, 배우 정진영 등 영화인으로 구성됐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영화인들이 부천영화제를 이끌어 가고 시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영화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례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6일 정 위원장으로부터 BIFAN 준비 상황을 들어봤다.
―20회 영화제엔 어떤 영화들이 상영되나.
“지난해보다 장편 50편, 단편 30편 등 80편이 늘어나 320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의욕적으로 규모를 키워 역대 최대 편수를 상영하게 된다. 양적으로 늘리면서도 영화 마니아와 일반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판타스틱 영화들을 초청했다.”
―상영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최근 10년간 판타스틱 요소가 강한 ‘하드’ 영화의 비중이 높았다. 이런 영화를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인의 거부감도 있었다. 코미디, 로맨틱 판타스틱 요소가 많은 ‘소프트’ 영화도 대거 초청했다. 유쾌한 가족영화에서부터 좀비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초청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
“‘영화로 기억되는 영화제’로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머들이 6개월간 엄선해서 작업해 왔다.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를 영입해 기존 5명에서 8명으로 인원도 늘렸다. 이들이 프랑스 칸, 독일 베를린, 벨기에 브뤼셀 등 세계 유명 영화제에 참여해 영화를 직접 관람하면서 BIFAN 성격에 맞는 영화를 초청작으로 선정했다. 또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 객원 프로그래머들이 현지에 상주하며 우수 영화를 골랐다.”
―예전 영화제에 비해 달라진 점은 없나.
“영화 보기에 편한 환경을 만들었다. 상영관이 부천 지역 여러 곳에 분산됐었는데, 이번엔 부천시청 인근의 현대백화점 중동점 내 CGV부천을 주 상영관으로 지정했다. 8개관 중 4DX관을 빼고 7개관을 임대해 관객 동선을 크게 줄였다. 기존보다 좌석 수도 늘었고 주 상영관에서 다양한 행사를 곁들일 수 있어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주 상영관 외 새로 개관하는 부천시청 내 시네마테크, 한국만화박물관, 송내 어울마당, 부천역 마루광장에서도 영화가 상영된다.”
―특이한 프로그램도 많다고 들었다.
“국내외 유명 감독과 배우를 초청해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하는 ‘메가 토크’가 새롭게 마련된다. 지난 19년간 BIFAN 상영작 중 관객 투표를 통해 뽑힌 대표작을 감상하는 ‘다시 보는 판타스틱 걸작선’과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의 대표 영화 제작사의 영화를 보는 ‘고몽, 영화 탄생과 함께한 120년’, 지난해 아시아 10개국의 박스오피스 3위 이내 영화를 모은 ‘베스트 오브 아시아’는 아주 이색적일 것이다. 뉴미디어 흐름을 짚어보고 영화산업과 연관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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