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시장’, ‘여명의 눈동자’, ‘첫 사랑’, ‘모래시계’ 등 국민적 인기를 모은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해 사랑을 받아온 배우 박상원(57·서울예술대 공연학부 연기전공 교수) 씨. 그는 올해로 20년 째 서울 청량리 광장에서 노숙인들에게 밥을 제공하는 ‘밥퍼나눔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996년 이 사업을 주관하는 ‘다일공동체(이사장 최일도 목사)’의 홍보대사를 맡은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나눔의 필요성을 알리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 씨는 2009년 개인 사진전을 열어 얻은 수익금으로 ‘다일공동체’의 첫 해외 분원인 중국 다일공동체 훈춘어린이집에 도서관을 세웠다. 이후 꾸준히 기부를 계속해 1억 원의 기부액을 넘긴 박 씨는 다일공동체가 7일 개최한 ‘다일아너스데이’ 행사에서 ‘아너스(Honors)’ 회원으로 등재됐다. 이날 행사는 각자의 명예만큼 의무를 다하자는 정신을 새기는 취지로 고액 후원 회원들을 초청하는 자리였다.
박 씨는 “처음에는 ‘내가 연예인인데 봉사를 해도 될까?’라는 마음에 고민이 많았다. 늘 예우를 받는 연예인이 왜 봉사를 하느냐는 눈으로 바라볼 것 같아 주저도 했다”며 “하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힘껏 도와라. 네가 필요한 자리라면 기회가 주어질 때 나서서 해라’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으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주는 것 이상으로 보람이 나에게 채워지다 보니 (기부나 봉사를) 멈출 수가 없었다”고 했다. 2011년 여름 에티오피아 봉사 현장에서 궁핍한 처지에도 한반도가 그려진 훈장을 꽂고 다니는 6·25 전쟁 참전 용사들을 만난 이후 절박한 곳이라면 어디든 다니고 싶은 간절함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탄자니아에서 현지 빈곤 아동들을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구호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다일공동체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해외 10개국 17개 분원에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남을 도우면 나 자신도 많은 기쁨을 얻고 삶의 가치를 깨우치게 됩니다. 이런 건강한 기부 문화가 자리 잡도록 촉매제가 됐으면 해요. 이것이 세상과의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요.”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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