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체계 붕괴’와 ‘도덕적 해이’의 대표 사례로 꼽힌 대우조선 40대 전직 차장이 8년간 빼돌린 회사 돈이 210억 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초 경찰 수사에서 알려졌던 180억 원보다 3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지청장 윤영준)은 물품 계약서를 허위로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대우조선해양에 209억 원의 손해를 입힌 임모 씨(46)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과 범죄수익은닉 등 법률 위반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임 씨를 숨겨주고 범죄수익도 함께 사용한 내연녀 김모 씨(37)는 범인은닉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임 씨 범행을 도운 문구업체 대표 백모 씨(34)를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역시 재판에 회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거제 옥포조선소 시추선사업부에서 근무했던 임 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선주사와 파견 기술자들이 쓰는 비품을 구입하면서 허위 거래명세서를 만드는 수법으로 총 2800차례에 걸쳐 회삿돈 197억 원을 빼돌렸다. 임 씨는 또 시추선 건조 기술자들에게 숙소를 제공한 것처럼 엉터리 서류를 만들어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억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검찰은 통장, 부동산 등을 추적해 52억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했다.
통영지청 박광섭 형사2부장은 “임 씨와 김 씨는 부산지역 부동산 4채를 74억 7000만 원에 사들이고 명품 구입·과 여행 등에 27억 5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17차례 미국, 영국 등을 다녀오고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월 700만 원에 리스해 사용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통영=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