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의 관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등 언론단체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11개 언론단체는 8일 공동성명을 내고 “코바코는 한국프레스센터를 관리 운영하는 언론재단에 임대료와 관리운영권을 내놓으라는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며 “코바코는 한국 언론의 공익시설인 한국프레스센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밝혔다.
코바코는 지난달 28일 언론재단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관리권 관련 부당이익금(157억여 원) 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1985년 공익자금으로 건립된 한국프레스센터는 현재 코바코와 서울신문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단체들은 “1984년 당시 코바코가 직접 작성한 ‘한국언론회관(한국프레스센터) 운영계획’엔 언론재단이 한국프레스센터를 관리 운영하도록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프레스센터 관련 갈등은 2012년 미디어렙법이 제정돼 코바코가 무자본 특수법인에서 주식회사형 공기업(공영미디어렙)으로 바뀌면서 비롯됐다. 이때 ‘(한국프레스센터와 남한강수련원 등) 코바코 소유 자산 관리권은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서 결정하라’고 명시했다. 이후 언론계는 한국프레스센터 등의 언론계 환원을 촉구해 왔으나 3개 부처가 2013년까지도 해법 마련에 실패했다. 언론재단 경영기획실은 “코바코가 같은 해 12월 언론재단에 한국프레스센터 관리위탁 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뒤 언론재단의 무단 점유를 주장하고 나섰다”며 “2015년 위탁수수료 납부 등 협의안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바코 측은 “한국프레스센터 관리와 세금 납부로 연간 30억 원을 부담하는데 언론재단은 9개 층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국회 국정감사나 정부 감사에서 이 문제가 계속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분쟁이 최근 몇 년간 코바코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한국프레스센터 수익을 통해 손실을 줄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단체 관계자는 “코바코가 정상적인 자구책은 마련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영난을 타개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안민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한국프레스센터는 국민의 세금으로 저널리즘이라는 공익을 목적으로 세워진 공익 자산”이라며 “정부는 산하 공공기관들이 다투도록 내버려둘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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