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ERICA캠퍼스 로봇공학과 학생들이 2016년 공학인증 현장방문평가에 맞춰 웨어러블 로봇 ‘헥사(HEXAR)’시연을 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한양대는 최근 잇달아 정부가 주관하는 재정지원사업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과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코어·CORE),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PRIME)사업에 선정되면서 한양대는 향후 3, 4년간 정부로부터 최대 599억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으로 도약
4월 20일 한양대는 미래부가 주관하는 SW중심대학에 선정됐다. SW중심대학은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대학의 SW교육을 혁신하고, 국가·기업·학생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미래부는 선정 학교에 4년 동안 매년 20억 원씩 최대 80억 원의 재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양대는 SW대학을 새로 만들고 기존의 컴퓨터, SW 관련 학과를 통합한 ‘컴퓨터SW학부’를 신설해 2017학년도부터 학부생 13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한양대는 컴퓨터SW학부에 입학하는 1,2학년 학생이 학점을 3.5점 이상 취득할 경우 전액장학금을 지원한다. 또 3, 4학년 학생이 산학장학제도에 선발되면 취업 연계형으로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2018학년도 입시부터는 SW특기자전형도 생긴다.
SW대학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교육 서비스도 확충되고, 인력도 늘어날 예정이다. 한양대는 2017학년도부터 전교생에게 계열별로 맞춤형 SW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스마트카, 창업, 바이오, 비즈니스 등의 학문과 연계해 융합형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다전공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다. 전임 교원 수도 25명에서 43명으로 늘어난다.
한양대는 청소년과 일반인을 상대로 한 SW교육 봉사도 할 계획이다. 한양SW봉사단을 발족해 초중고교생 대상 한양SW이동교실, 한양SW영재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경력단절자 및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SW교사 양성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유민수 한양대 SW공학부 교수는 “SW 교육과 연구에 대한 한양대의 노력이 SW중심대학 선정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며 “한양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글로벌 SW 인재 양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어 대학에도 선정
그래픽이미지 소프트웨어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한양대 제공 한양대는 3월 정부의 코어사업에도 선정됐다. 코어사업은 정부가 대학의 장기적인 인문학 교육 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코어사업에 선정된 학교는 3년 동안 매해 23억 원씩 최대 69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한양대를 포함해 총 7개 대학이 선정됐다.
한양대는 코어사업을 계기로 학과 간 경계를 허물고,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인 융합과정을 설계토록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학생들은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지정된 교과목군의 전공과목을 조합해 융합전공 학위나 학·석사 연계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한양대 인문대학은 ‘LEGO-H(Locally Enhanced & Globally Optimized Humanities) 기반 미래창의 인문인재 양성사업’을 통해 세 가지 교육과정(G2지역학 전공·미래인문학 심화전공·미래인문학 융합전공)을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G2지역학 전공은 영문과, 중문과, 독문과 학생이 주 전공의 어학, 사회문화, 경제통상 교과목을 각각 12학점씩 이수하고, 이에 더해 다른 전공의 어학 교과목 12학점을 이수하면 주 전공 학위와 함께 G2지역학 학위를 받는 교육과정이다. 철학과 학생도 주 전공 36학점에 더해 다른 전공의 어학 과목 12학점을 이수하면 G2지역학 학위를 받을 수 있다. G2지역학 전공 3, 4학년 학생은 학교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학부생은 미래인문학 심화전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학원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예컨대 국문과와 사학과 학생은 3학년부터 심화전공을 통해 대학원 학·석사 연계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만약 주 전공 54학점에 더해 심화트랙 코어과목 12학점, 학위논문지도 6학점을 이수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 석사과정을 빠르게 마칠 수 있다. 심화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도 석사과정 진학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받는다.
한양대 컴퓨터SW학부 학생들이 SW실습실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융합전공은 인문대 학생이 다른 분야의 학문을 배우는 인바운드(Inbound)와 다른 단과대 학생이 인문대 교과목을 접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융합전공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한양대는 인바운드 융합전공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엔지니어의 인문학 등을, 아웃바운드 융합전공으로 재무마케팅과 소프트웨어 등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 전공 수와 교육과정은 추후에 확정된다.
코어사업 준비를 총괄한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는 “그동안 인문대 각 학과의 정원이 계속 줄어 인문학 발전의 동력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강제적인 학과 통폐합보다는 전공 간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하고, 학생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자발적으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사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ERICA 캠퍼스, ‘프라임(PRIME) 대형 사업’ 선정
5월 3일 한양대 ERICA 캠퍼스는 교육부로부터 3년 동안 최대 45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는 프라임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프라임 사업은 향후 10년간 인력의 초과 공급이 예상되는 대학 인문사회과학과 사범계열의 정원을 인력 초과 수요가 예상되는 이공계열로 이동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사업이다. 대학이 학사구조를 개편하고 정원 조정에 성공할 경우 정부가 대학별로 최대 300억 원까지 지원한다. 프라임 대형 사업에 참여하려면 총 입학정원의 10%(최소 100명 이상) 또는 200명 이상을 조정해야 한다.
한양대는 정원 조정 규모가 총 247명으로 대형 9개 대학 가운데 가장 적음에도 최종 선정됐다. 백동현 한양대 ERICA 캠퍼스 교무처장은 “3월 16일에 열린 학생 총회에서 학생들 78.7%가 사업 참여를 지지했다”며 “학과와 단과대학 의견을 수렴하고 교육, 행정, 재정 측면에서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심사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ERICA 캠퍼스는 내년부터 학과 개편과 정원 이동을 실시한다. 구조 조정은 소프트웨어 업(Software Up), 사이언스 업(Science Up), 스마트 업(Smart Up) 전략에 기반을 둔다.
일단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아래 소프트웨어학부와 ICT융합학부가 신설된다. ICT융합학부는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마치면 공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과학기술대학이 과학기술융합대학으로 개편되고, 기초과학계열 학과의 정원 일부가 융합공학계열 학과로 이동한다. 이학사 과정인 응용화학과와 해양융합과학과가 각각 공학사 과정인 화학분자공학과와 해양융합공학과로 개편되고 반도체 나노공정과 광센서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나노광전자학과가 신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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