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창의력과 기술력으로 승부! 부산외대 ‘지능형 IT융합학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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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한국전자산업전’에서 부산외대 디지털미디어공학부 4학년 이성문 씨(왼쪽)가 로봇 물고기를 들고 ‘3D 홀로그램 수중세계 구현’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외대 제공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한국전자산업전’에서 부산외대 디지털미디어공학부 4학년 이성문 씨(왼쪽)가 로봇 물고기를 들고 ‘3D 홀로그램 수중세계 구현’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외대 제공
“저 물고기, 꼭 살아있는 것처럼 신기해!”

부산외대 도서관 1층 로비에서 학생들이 원형 수조를 둘러싸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수조 안에는 국내 최초 관상용 로봇 물고기인 ‘도미’가 움직이고 있었다. 도미는 2010년 2월 이 대학 디지털미디어공학부 신규재 교수가 개발하면서 직접 이름을 붙인 것. 도미는 코와 턱 밑에 붙어 있는 4개의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피해 헤엄친다. 두 개 관절로 된 꼬리도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3시간, 초속 35cm까지 헤엄칠 수 있다. 배 한가운데 리튬이온 배터리가 공기주머니 역할을 해 어떤 상황에서도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신 교수는 “도미와 함께 현재 연구 중인 3D 홀로그램 기법을 활용해 영상 속 물고기와 로봇 물고기가 함께 군집 유영을 하는 ‘수중 신세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 프로기사 이세돌의 대결은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세기의 대결’을 통해 AI의 무한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동시에 AI를 포함한 최첨단 기술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관련 기술인력을 양성하려면 대학들이 학과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부산외대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외대는 2017학년도에 글로벌 공과대학내의 관련학과를 개편해 ‘지능형 IT융합학부’를 만든다. 전자정보통신 전공과 인터넷미디어 전공이 들어있는 디지털미디어공학부의 이름을 ‘지능형 IT융합학부’로 바꾼다는 것이다. 학부 이름만 아니라 커리큘럼 등 학부 운영체제도 크게 바꾼다. 학부를 신설한 가장 큰 이유는 미래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인공지능 기반 산업과 첨단 스마트 공장 산업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학부는 지능형로봇,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에너지 등 3개의 전공 트랙을 갖고 있다. 학생들은 적성에 따라 2개 혹은 3개 전공을 동시 선택할 수 있다.

우선 ‘스마트 공장’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한다. 스마트 공장이란 전통적인 공장에 컴퓨터 기반 정보통신기술인 ‘ICT’를 결합시킨 첨단 공장이다. 모든 생산 데이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최적화된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런 공장의 전문가를 기르려면 기존의 전자정보통신공학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를 융복합한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글로벌 공과대학 내 미래융합기술연구소에서 연구보조원으로 있는 이성문 씨(4년)는 “탁월한 실험 실습 환경에서 해당 분야 최고 실력을 가진 교수님들로부터 열정적인 지도를 받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스마트 공장’을 부산 경제를 이끌 미래의 첨단 산업으로 선정하고, 2018년까지 스마트 공장 100개와 이에 필요한 인력 300명을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그만큼 졸업생의 미래는 밝다.

지난해 이 학부는 과학문화융합지원사업, 스마트IT에너지 인력양성사업과 공공기관 연계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특히 지능형 로봇분야는 경쟁이 심하다. 세계 각국이 인공 지능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모든 산업분야에 지능형 로봇 연구원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학부는 물고기로봇, 무인방제로봇과 착유로봇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물고기로봇은 2014년 대한민국 산업대전에서 ‘베스트 20’에 선정돼 일산 킨텍스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올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해양박람회에서도 선을 보였다.

학부는 최근 한국남부발전과 공동으로 국가 정책연구인 발전소의 온배수를 에너지원으로 삼고 IT기술을 활용해 물고기를 기르는 빌딩양식시스템을 설계 제작하고 있다. 신규재 교수는 “세계 최고의 IT기술과 해양 양식 기술을 융합한 첨단 기술력으로 부산의 해양 수산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학회(IEEE)에서는 세계를 이끌 연구 분야로 3D 홀로그램과 물고기 로봇의 수중과학세계 구현과 온배수 에너지를 이용한 빌딩양식기술을 선정했다. 동명대의 도전은 세계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신설 학부에 입학하게 되면 먼저 학부 공통계열 교과목으로 지능형 로봇, 사물인터넷, 스마트에너지와 영어회화 등을 배운다. 지도교수와 멘토링 체제를 구축한 뒤 2학년부터 배우게 될 전공 트랙을 선택한다. 동명대 측은 “전공 트랙 선택은 학생의 학습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능형로봇전공은 기계 전기 전자센서 마이크로컴퓨터, 사물인터넷과 전자정보통신 및 센서기술을 융합한 IT기술을 배우게 된다. 스마트에너지 전공은 전기공학을 기초로 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공부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학부 과정과 석사 과정을 연계해 5년 내에 석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다. 또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영어 등 주요 진출 국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과목도 개설한다.

졸업생들은 자동차 화학 공장자동화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전자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관련 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에 취업하는 경우가 특히 많다. 이번에 커리큘럼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진출 분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난안전과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제작 분야에서도 IT 융복합의 전문가를 요구하고 있어 졸업생들의 진로는 더욱 밝아지고 있다.

학부는 산업체와 연구소에 입사해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 꼭 필요한 전문기술을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연구원으로 입사했을 때 초기에 필요한 기획·분석·설계·제작 기술, 그리고 종합 평가에 필요한 실무 기술도 교육한다. 학생들은 방과 후에는 석·박사과정과 연계된 전공동아리 활동을 통해 지능형 IT기술 분야 연구와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2018년 취업률을 국내 80.7%, 해외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7학년도 모집인원은 100명으로 수시에서 70%, 정시에서 30%를 뽑는다. 수시전형은 교과전형 내신반영, 종합전형 글로벌 내신 및 비교과 면접 등으로 선발한다. 입학생들은 디지털미디어공학부 현 체제대로 B학점 이상을 받으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교수진은 9명인데, 앞으로 3, 4명을 더 충원할 예정이다.

신규재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학부는 국가와 지역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하는 글로벌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 IT 산업분야를 이끌 글로벌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산업체, 연구소와 같은 형태의 교육과정과 전공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어떤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지식인을 길러내겠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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