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정영환, 의도적으로 내 글 오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20시 09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59)가 자신의 책을 비판한 재일조선인 교수에게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박 교수는 11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 교수가 쓴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을 반박했다. 올해 3월 일본 출간에 이어 이달 1일 한국어판으로 발간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는 ‘제국의 위안부’를 조목조목 비판한 책으로 국내에 출간되자마자 큰 관심을 끌어 모았다.

박 교수는 정 교수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글을 오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책의 각 구절을 반박하는 A4용지 13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배포하며 일일이 해명에 나섰다. 특히 박 교수는 자신의 의견이 아닌 제3자의 입장이 인용된 부분들을 지적했다. ‘동족’이라는 표현도 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한국인과 일본인을 ‘동족’으로 표현한 부분은 일본인 병사의 말로 인용돼 있다”며 “나의 주장이라고 혼동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 책에서 ‘위안부 피해자 평균 나이가 25세이고 미성년자는 예외적이었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이 부분은 미군의 포로로 수용돼 전쟁정보국 심문을 받은 위안부 20명을 대상으로 한 통계자료를 인용했을 뿐”이라며 “나는 위안부 피해자들 중 일부는 영화 ‘귀향’에서도 나왔듯 14~15세 소녀들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국의 위안부’에서 서술어가 모순적으로 쓰인 부분, 즉 서술어가 ‘식민지였기 때문에’ ‘식민지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등으로 달랐던 이유도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같은 사건을 두고도 관점에 따라 달리 볼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 교수는 앞 뒤 문맥을 뺀 해석을 가지고 나를 ‘극우를 옹호하는 사람’처럼 몰아갔다”며 “이는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옳지 못한 태도”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제국의 위안부’는 한국인이 피해자이면서 협력자가 되도록 만든 식민통치를 비판하기 위해 쓴 책”임을 누차 강조했다. 법적 공방이 끝나면 대응하기로 했던 각종 토론회 제안도 앞으론 오는 대로 적극 받아들여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교수는 이달 1일 한국어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오려 했으나 일본 법률상 무국적자인 ‘조선적’이라는 신분 때문에 입국이 불허됐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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